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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銀 영업력, HSBC보다 '한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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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금융벨트, 현장을 가다…④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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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 이상 국내시장에서 '제살깎아먹기'식의 출혈로는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저금리ㆍ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진출한 은행들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KB국민, 신한, 우리 등 국내 11개 은행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영업점이 모두 150곳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3분의 1 가량이 중국,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지역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아시아 진출 비중이 높다. 이에 아시아경제신문은 총 5회에 걸쳐 <한국 금융의 '新DNA' 아시아 금융벨트 현장을 가다>라는 주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 활약상을 현장 취재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호찌민(베트남)=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총 자산을 합한것 보다 신한은행 한 곳의 자산이 더 큽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다른 은행들 뿐 아니라 베트남 내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계 은행들에까지도 선망의 대상이다.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은 50곳이 넘는데, 이 중 신한은행의 자산 규모는 글로벌 금융사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자산은 16억달러, 순이익은 3000만달러를 올렸다. 30억달러 자산에 5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HSBC은행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의 영업력이 '한수 위'인 셈이다.

다른 은행들이 신한베트남은행을 부러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오래 전 '현지법인' 형태로 전환해 뛰어난 영업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베트남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국내 은행들은 서울 본사의 '베트남 지점' 형태다. 법인은 지점과 영업 범위에서 현격한 차이를 갖는다. 법인이 돼야 현지인과 현지법인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 있고, 지점을 어렵지 않게 늘리는 등의 영업망 확대도 자유롭다. 반대로 지점 형태의 은행들은 영업에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른다. 베트남 현지 법인은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다.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의 입지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외국계 은행에서도 현지법인은 HSBC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 호주뉴질랜드은행(ANZ), 홍릉(말레이시아계) 등 4곳에 불과하다.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의 번화가 하이바쭝(hai ba trung) 거리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1층 전경.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무를 보러 나온 현지인들로 영업점이 뻬곡하다.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의 번화가 하이바쭝(hai ba trung) 거리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1층 전경.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무를 보러 나온 현지인들로 영업점이 뻬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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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미국 다음으로 금융사가 많을 정도로 은행간 경쟁이 뜨겁다. 베트남 현지 은행은 국영은행 5곳을 비롯해 민간은행 34곳이 있고, 외국계 은행은 무려 55곳에 이른다. 글로벌 은행들의 경합장인 셈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이 이처럼 치열한 곳에서 글로벌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배경은 뭘까.
◆신한베트남은행의 이력서는 '한국계 최초'=신한베트남은행의 행적엔 '한국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는다. 우선 한국계 은행으로는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했다. 22년 전인 1992년으로, 베트남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 금융시장을 개방하던 때다. 당시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열었고 3년 뒤인 1995년 호찌민 지점을 개점해 영업을 시작했다. 2009년엔 한국계 은행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법인 전환에 성공했다. 또 2011년 11월엔 신한비나은행(옛 조흥비나은행)과 통합하면서 '신한베트남은행'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는 베트남내 은행간 인수합병(M&A)의 첫 사례로 기록됐다.

2011년엔 한국계은행 최초로 베트남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3년간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총 발급 건수는 10만장에 이른다.
서명국 신한베트남은행 부행장은 "사업 초기엔 한국 동포와 주재원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쳤으나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현지 영업에 나섰다"며 "올해부터는 직불카드보다는 영업에 질적 도움이 되는 신용카드 발급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의 2배 수준인 1만장을 발급했고, 법인카드 사업에서는 3000여 기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월 신용카드 취급액이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비자 카드사에서 개최한 '비자 리더십 어워드'에서 법인카드 부문 1위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허영택 법인장

▲허영택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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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현지에서 은행ㆍ보험 복합 상품인 '신한 safe 적금'을 출시해 3개월 만에 5000여좌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작년 초부터는 자동차대출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300건 정도 실적이 달성됐고 아직까지 연체가 1건도 없다. 건당 대출 규모는 작지만 건전성 측면에서 안정적인 상품이다. 은행을 통해 급여를 받는 안정적인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신용등급 모형을 만들기도 했다. 베트남 내 전체 은행을 통틀어 신한이 유일하다.
서 부행장은 "베트남내 기업의 신용등급은 중앙은행 기준에 의해 각 은행이 분류하지만, 자산건전성 등급에 가까워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신한은행은 공식적으로 기업을 분류할때를 제외하곤 자체적으로 만든 내부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화 성공 여부, 현지 직원에 달렸다=베트남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은 삼성, LG, 포스코, 효성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을 주 고객으로 영업을 펼친다. 물론 신한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신한은 3년 전부터 다른 은행보다 한 발 앞서 현지인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만으로는 현지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허영택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은 "거래기반이나 노하우는 다른 은행이 따로 올 수 없을 정도로 갖췄지만 여기에 안주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끊임없이 현지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허 법인장은 '현지화 전략'을 안착시키기 위해 현지 직원들에게 엄청난 공을 들인다. 현지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현지 영업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현지 직원들 감동시키고 따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며, 현지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스킨십에 앞장서고 있다. 부서별로 워크샵을 열고, 매년 한 두번씩 200명의 전(全) 직원이 모여 함께 부대끼는 체육대회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들의 교육시간을 통해서는 신한은행의 미래비전과 향후 전망 등을 수시로 설명한다. 매년 30명의 현지 직원을 서울 본사로 보내 교육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전략기획부에서 근무하는 리낀히엔(남)씨는 "서울로 연수를 가기위해 열심히 근무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며 "(연수)다녀오면 은행을 더 신뢰하고, 만족도 또한 향상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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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 사무실 곳곳엔 심플(Simple), 스탠다드(Standard), 스피드(Speed)가 쓰여진 액자가 걸려 있다. 이른바 '3S'다. 지난해 초 부임한 허 법인장이 현지 영업의 전략으로 내세운 슬로건이다. 이 중 궁극적인 목표는 스피드(Speed)다. 허 법인장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남보다 한 발 빨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업무를 단순화(Simple)하고 표준화(Standard) 할 필요가 있다"며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다른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3S'가 신한베트남은행이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는 '현지화 전략'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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