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시절 세운 공관 이전 계획 무산....임시 아파트 거주가 주된 이유"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난 한 배경에는 서울시장 공관을 둘러싼 '우여곡절'이 자리잡고 있다. 진돗개 사육을 비판한 쪽에서 든 근거 중 하나는 "임시 공관인 아파트에서 왜 방호견이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만약 박 시장이 널찍한 마당ㆍ업무ㆍ비즈니스 공간이 갖춰진 정식 공관에 거주하면서 진돗개를 '청사 방호견'으로 길렀다면 이같은 비판은 애초부터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박 시장이 아파트를 임시 공관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이명박ㆍ오세훈 전 시장 시절 공관을 새로 지어 옮기기로 했던 계획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장 공관은 종로구 혜화동에 대지면적 1628㎡(492평)의 2층짜리 단독 주택에 자리잡고 있었다. 1940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로, 1959년부터 1979년까지 대법원장 공관으로 사용돼다 1981년부터 서울시장 공관으로 이용됐지만 이 전 시장 시절 공관 밑에 한양도성 성곽이 묻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공관 이전이 결정됐다.
시는 용산구 한남동 한강사업소 자리에 객실 9개ㆍ회의실 3개 등을 갖춘 새 공관을 조성했다. 그러나 당시 현직에 있던 오 전 시장이 돌연 기존 혜화동 공관에 계속 거주하고 새 공관은 중소기업 전용 공간(현 서울파트너스하우스)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시는 2009년 완공된 한남동 새 공관을 '서울파트너스하우스'로 명명해 중소기업 지원 시설로 사용하는 한편, 혜화동 공관을 계속 사용하다 예정대로 지난해 말부터 한양도성 복원 공사 및 시민 개방을 위해 폐쇄했다.
2012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혜화동 공관에서 살다가 '어쩔 수 없이' 이사해 아파트 임시 공관에 입주해 있는 형편이다. 박 시장은 알려진 대로 7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어 별도의 개인 저택을 구입할 사정도 못 된다.
시도 다시 새 공관을 지으려니 예산도 없고 적합한 땅도 찾기 힘든 데다 여론도 부담돼 고민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12월 말까지 현재 임시 공관을 사용하기로 계약한 상태"라며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계획이 없고 검토 중인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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