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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 '사표 툭' 내며 승부수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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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사회에 거취 맡길 것"
김종준 하나은행장 "통합 위해 백의종군"
김한조 외환은행장 "고용안정 등 총력전"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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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올 하반기 모진 풍파를 앞두고 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각자 자신의 '직(職)을 건'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지난 1일 오후 3시경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를 포함한 모든 것을 이사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이 행장은 "주 전산기 교체 과정과 관련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거취를 포함해 모든 것을 이사회에 맡기겠다. 물러나라고 하면 사퇴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징계권자인 최수현 금감원장의 고민이 계속되고 KB금융 내홍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자 이 행장으로서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이 행장으로서는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줄곧 이사회(10명) 중 다수를 차지하는 사외이사들(6명)과 갈등을 빚어온 만큼 재신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부담을 기꺼이 진 셈이다. 그러나 이사진이 실제로 이 행장을 해임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재신임을 통해 경영의 추진력을 얻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KB금융 관계자는 "이건호 행장이 이렇게까지 승부수를 던질지 몰랐다"며 "평소 원칙을 중시하는 만큼 자신은 물러날 뜻이 없음을 역으로 강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장도 기자회견 전에 사외이사 일부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최대한 빨리 이사회를 소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례 이사회는 반기에 한 번 개최되는데 다음 이사회가 10월 중ㆍ하순으로 계획된 만큼 9월 말이나 10월 초 임시회 개최가 유력하다. 만약 재신임을 하지 않기로 의결하면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이 행장은 해임된다.
이사회로서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대로 이 행장에 '경징계(주의적 경고)' 처분을 내리면 주 전산기 내홍의 책임을 묻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진다. 또 은행이 관련자 3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이 행장이 지주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어 쉽사리 결정이 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앞둔 하나은행, 외환은행 두 수장도 직을 걸었다. 그러나 모습은 조금 다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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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9일 "양행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노조의 강경한 반대로 벽에 부딪히자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통합 후 자연스레 김한조 행장이 초대 통합은행장이 되면 외환은행 노조의 반대도 누그러질 수 있기 때문. 금융권에서는 김종준 행장의 사퇴 시점을 금융위에 합병 인가 신청서를 낼 때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행장은 이미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한 것을 두고 중징계를 받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하다. 사실상 금융권에서 은퇴하는 것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지난 7월17일 사내망을 통해 "은행장 직을 걸고 후배들의 고용안정과 인사 상 불이익이 없도록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조 행장은 이후 김종준 행장이 백의종군의 뜻을 밝힌 만큼 앞선 두 행장에 비해 실제 사퇴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잇따른 금융사 수장의 사퇴 시사 남발이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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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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