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올해 들어 4% 상승했다. 최근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올해 3.9% 상승해 지난해 20% 평가절하 됐던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원화는 올해 3.5% 상승해 6년래 최고점을 찍었으며 인도 루피화는 2.4%, 필리핀 페소화는 1.9%, 태국 바트화는 2.3%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아시아 각국의 제조업 경기가 활발하고 무역적자 폭도 감소하고 있어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리고 긍정적, 부정적 경제지표가 한데 뒤섞여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금리 또한 낮은 편이다. 중동 지역은 내전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자 리스크가 크고, 동유럽은 러시아의 도발과 아르헨티나 디폴트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자금이탈이 심했던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이 두 지역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52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금을 주식과 채권 시장을 통해 빨아들였다. 글로벌 신흥국 시장에 유입된 1769억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 자금이다.
라울 차다 미래에셋 홍콩법인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불안감도 줄어들고 있다"면서 "미국이 돈을 풀지 않더라도 세계 경제 거대 축인 일본과 유럽이 경제회복을 부추기기 위해 돈을 풀 것이기 때문에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아시아 국가들의 리스크도 줄어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