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최근 3년간 투자금 240.8조 회수 못해'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이 낸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LH가 2011~2013년 사업비 952조5000억원을 투입했는데 택지사업이 부진, 240조8000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LH가 떠안고 있는 부채가 142조4000억원이니 실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 자료는 배포된 지 4시간이 안 돼 수정됐다. 올 7월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143조원,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38조5000억원으로 확 줄었다. 미회수 투자비 누적치를 매년 신규로 발생한 미회수금으로 잘못 해석했음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5일 배포한 '국토부 산하 22개 공공기관 5789억원 성과급 잔치' 자료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산하 22개 공공기관이 악화된 경영실적에도 아랑곳 않고 성과급 등 돈 잔치를 벌여왔다는 게 자료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성과급은 2012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 결과 지급된 돈이다. 방만경영 개선을 추진 중인 것과 별개로 지난해 6월 정부 승인을 받은 것이다. 정부가 기준에 적합하게 준 것을 마치 부정하게 받은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
이런 일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해마다 되풀이 된다. 피감기관에서 제공한 자료를 잘못 이해하거나 부풀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짧은 국감기간 동안 경쟁적으로 '한건주의식'자료를 쏟아낸 데 따른 결과다. 이슈 만들기에 급급한 엉성한 자료는 국민 혼선만 가중시킬 뿐이다. 의원실에서 잘못을 인지하고 자료를 수정하거나 피감기관에서 참고 또는 해명자료를 내놓아봐야 오해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올해는 처음으로 국감기간을 나눠 정책국감을 치러보자고 약속했건만 소용없었다. 분리국감 자체도 수포로 돌아갔으나 여전히 여론국감에 의원들이 목을 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박 겉핥기식'이나 정쟁의 무대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려면 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성숙한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