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가 고향인 이귀녀 할머니는 1943년에 중국 위안소로 끌려가 2년간 고초를 겪었다. 해방이 되고 난 이후 중국인 남편을 만나 중국에서 함께 살았던 할머니는 60여년 동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2012년 대한민국 국적 회복한 후에야 고국으로 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워낙 세월이 흘러 친척들을 찾긴 힘들었고, 지금은 경기도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다. 우리말을 많이 잊어버린 할머니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가 여의치 않다. 면회 오는 사람도 거의 없어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다. 어릴 때 복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할머니는 지금도 고향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훔친다.
1925년 태어난 이○○ 할머니는 조카 내외와 함께 살고 있다. 관절염과 허리 통증으로 거동이 힘들지만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산책하는 재미로 산다. 이웃들과도 정답게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할머니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장관이 할머니 집에 찾아왔을 때도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할머니의 피해 사실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도 많은데, 여러 사람들이 집에 들어와서 창피했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위안부가 무슨 죄인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최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평화의 집'에 입소하려고 했지만 건강이 악화돼 포기했다. 할머니는 활동가들과 헤어져야 할 때면 대문 밖으로 나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든다.
#33. 이○○ '최근 건강 악화…수요집회 참석 못해 미안해'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시리즈 중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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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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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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