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을 지을 때는 산을 등지고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가 있으며, 인심이 후한 곳에 집터를 잡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이 원칙이 깨지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으로 삶의 질보다는 규모와 외형, 효율성이 중시됐고, 이로 인해 아파트가 대안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까지도 연간 신축 주택구조의 90% 이상이 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며, 현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주거 공간의 의미란 옛사람들의 그것과는 명백히 다른 뜻을 가지게 됐다.
이에 따라 단순히 유해물질을 적게 방출하는 것에서 벗어나 건축자재가 갖는 기능성ㆍ정서적인 측면을 포함해 환경적인 부분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가장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가 바로 목질 건자재다. 목재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용된 인류의 근간인 재료이고 인간의 기본 정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친숙한 자연의 재료다. 생장이 둔화된 다 자란 나무는 수확해 활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다시 심음으로써 탄소 흡수원을 늘려 가는 순환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다른 건축자재와는 차별성을 가진다.
이제는 주거환경의 질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더욱 건강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관련 법 개정과 시행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주거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불법 저질 제품 제조ㆍ유통 시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또 제품을 생산하는 건자재업계도 친환경 제품 개발 노력과 함께 양질의 재료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장인으로서의 양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명호 한솔홈데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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