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외식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빵집 하나에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번 경우는 여러 가지로 뜻깊은 성과라 할 수 있다. 몇백 년 넘는 오랜 식문화를 갖춘 유럽의 종주국에 같은 아이템으로 정면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은 수단과 방편을 쓰지 않고 바로 진경계(眞境界)로 바로 들어간다는 단도직입(單刀直入)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현재까지 이만큼 경제발전을 이룬 것이 각 산업 분야에서 무모함에 가까운 도전을 멈추지 않은 기업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생각한다면 이와 같은 본고장을 역공략하는 정공법(正攻法)은 분명 대한민국의 외식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한 단계 더 성숙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카페베네의 뉴욕 타임스퀘어점 역시 그렇다. 2010년 처음 해외진출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할 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깝고 한류열풍이 부는 중국과 동남아를 주장했지만 결국 1호점은 세계 경제ㆍ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타임스퀘어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문을 연 후 많은 뉴요커들이 방문하는 소위 매출이 높은 매장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실질적인 의미는 그 이상이다.
대한민국의 커피 산업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해외 브랜드 카페와 커피 브랜드가 유입되면서 시장이 자리 잡고 확대된 현재 시점에서 국내 기업들도 분발할 점이 많다. 카페베네는 올 상반기 300여개 해외 매장에 커피 음료와 조제품 등 총 68t가량의 원두를 수출했다. 이는 국내 커피 관련 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로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전체 원두 물량의 65%에 이른다. 향후 해외 시장에서 매장 유치뿐 아니라 다양한 원두 관련 제품 개발과 유통 사업에 진출을 시도, 2017년 원두 수출 총 2000t을 목표로 커피 소비 강국에서 커피 수출 강국으로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한다. 해외 매장의 증가세를 고려, 향후 수출 판로(outlet)를 통해 메이드 인 코리아 원두를 수출, 새롭게 커피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의 한 호텔에서 외국 본사 직원들에게 예절과 서비스 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에서 특별히 교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대한민국의 서비스업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파리 한 복판의 바게트 가게에서 만나는 따뜻한 빵 한 조각과 세계적 수준의 호텔 서비스, 뉴욕 한복판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까지, 많은 외식ㆍ서비스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해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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