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입장에서 한국의 내수시장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매력도가 뛰어나지 않지만 제품 개발력과 생산기술이 뛰어난 기업과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이 많고 무엇보다 '코리아(Korea)' 및 '한류' 브랜드가 갖는 프리미엄 요소가 분명히 있다. 서비스, 디자인, 첨단기술 개발 등은 중국기업들이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은 소비자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높기 때문에 기업들의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적인 구조가 형성돼 있다. 한국처럼 소비자 요구 수준이 까다로운 성숙한 시장에 중국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음은 분명하다.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중국기업 중 하나인 완리에 있어 한국시장 진출은 여러모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한국과 같은 선진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회사의 내부적 변화다. 당사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고르게 갖춘 제품을 요구하는 한국기업을 만족시키고자 품질관리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완리의 제품이 한국시장에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는다면 중국 내수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한다.
둘째, 투명성과 신뢰성은 한국 투자자들이 상장 해외기업들에 꾸준히 요구하는 기본 덕목이다. 당사가 2011년 상장할 당시 다른 중국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문제가 돼 주식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이 소외 받는 시기였다. 다행히도 당사의 경우 상장 이전부터 전략적 투자자이자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기적인 현장실사, 분기별 내부통제관리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투명경영을 실천해 왔기 때문에 한국 상장이 가능했다. 다만 상장 이후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점이 아쉬웠는데, 당사의 가시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한국시장을 단순히 자본조달을 위한 창구로만 이용한다면 지금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자본시장 진출과 함께 실물시장에서 교류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과 중국의 투자자와 기업들이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우뤠이비아오 완리인터내셔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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