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울산의대 김헌식 교수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캡사이신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자연살해세포의 세포질 과립방출 기능장애를 일으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여러 암세포를 대상으로 캡사이신을 각각 10μM, 20μM, 50μM, 100μM(마이크로몰?백만분의 1몰) 등 투여한 후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캡사이신 투여전 15%에서 고용양인 50μM 투여 후 10%로 떨어졌다.
다만 저용량의 캡사이신 10μM와 20μM을 투여했을 때에는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28%, 27%로 투여 전 32%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캡사이신 자체가 암을 일으키진 않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캡사이신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아군의 무기를 망가뜨려 암세포의 발생을 간접적으로 돕는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연살해세포 활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용량 캡사이신에 대한 활성억제는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면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캡사이신을 고용량으로 섭취할 개연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캡사이신은 체내 수용체인 TRPV1 단백질과 결합해 항암활성을 나타내는데, 고용량의 캡사이신은 TRPV1과 결합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유도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TRPV1이 부족하거나 민감성이 떨어지는 30, 40대 이후 성인이 캡사이신을 다량으로 섭취했을 경우, 암 발생이 촉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로티어 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국제 SCI 학술지인 영국의 칼시노제네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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