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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경쟁 뛰어든 '위드미'…업계 긴장시킨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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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그룹이 '위드미' 브랜드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 그룹이 '위드미' 브랜드로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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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무한경쟁, 가맹점주 입김 세지고, 소비자 선택폭 넓어져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신세계그룹이 편의점업에 진출하면서 빅3 체제하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던 편의점 업계가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2012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은 지난해에도 9% 이상 성장하는 등 성장동력이 약화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업종이다.

편의점은 개인 편의점을 포함해 점포 숫자가 3만개에 달할 정도로 급증한 탓에 과거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1~2인 가구 증가 등 생활패턴 변화로 온라인쇼핑몰과 함께 유통업계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가 지난 주 편의점 '위드미(With me)'의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밝히자 편의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위드미의 경우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문제가 돼 왔던 로열티나 영업위약금, 24시간 영업시간 강제조항이 없는 '3무(無)를 표방하고 있어 업계에 미칠 영향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2만4000 VS 137의 경쟁..."나, 떨고 있니?"= 기존 편의점 업계는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에 대해 "위드미는 독립형 편의점으로 기존 프랜차이즈 편의점과 비교대상이 못 된다"며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신세계 편의점 위드미가 공격적인 가맹점 유치전략을 밝히면서 업계에 공식 선전포고를 한 지난 주 편의점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GS리테일 주가는 지난 15일 2만5200원(종가)에서 사흘동안 무려 18.8%나 하락해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BGF리테일 주가도 사흘동안 7.6% 떨어졌다. 반면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진출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되는 신세계푸드 주가는 사흘 동안 7.6% 올랐다.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을 포함해 기존 빅3 편의점 숫자는 2만4000여개에 달한다. 위드미 점포는 137개에 불과해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치지만 그 영향력은 메머드급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2011년 서울 성수동에 편의점 '홈플러스 365' 1호점을 열고 편의점업에 진출했지만 당시 시장반응과는 차이가 크다. 기존 편의점과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진 홈플러스365의 경우 3년이 지난 현재 점포수가 103개에 불과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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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업계 불공정 관행 사라지나= 편의점 경쟁에 뛰어든 위드미는 가맹 본부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기존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들과 달리 일정액의 월 회비를 내고 물품을 공급받되 점포 운영 등에 대해서는 점주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일명 '독립형' 편의점이다. 신세계에서는 이를 '상생형'으로 이름 붙였다.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가맹 조건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최고 35%에 달하는 로열티와 점주를 자살로까지 몰고 가 사회 문제를 야기시켰던 영업 위약금, 365일ㆍ24시간 영업 강제조항이 없는 편의점이다.

조두일 위드미 대표는 "기존 편의점을 위드미로 전환하면 수익이 20~50% 더 늘어난다"며 "올해 점포 1000개를 여는 것이 목표고,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려면 2~3년 내에 2500개 점포 정도는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기존 편의점 점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홍대에서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주변에서 다른 가맹점주들도 관심이 많다고 하고 가맹조건이 괜찮으면 갈아타는 게 낫지 않냐는 말들이 많아 더 알아볼 생각"이라며 "중도에 갈아탈 경우 위약금 문제 등의 해결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신세계는 이달 26~28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30일), 대구(31일), 대전(8월1일), 광주(4일) 등 대도시 위주로 위드미 사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에서 3일간 열리는 사업설명회의 1050석 예약이 지난 주말 이미 꽉 찰 정도로 창업을 고민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다양한 유통업체 자체 상표(PL) 상품 대거 판매, 선택폭 넓어지나=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는 물론 소비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생필품 등 소비재의 경우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만큼 서비스나 가격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도 유리해지는 게 상식적인 경제현상이다.

위드미의 경우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를 등에 업고 있어 다양하고 가격이 싼 PL 상품이나 해외 직소싱 상품 등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기존 편의점의 PL 상품 비중은 7% 정도에 불과하지만 위드미의 경우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등 관계사의 강점을 활용해 PL 상품과 수입상품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위드미, 사업성·相生 모두 공들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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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부담
서울 등 대도시 사업설명회 반응 폭발적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몇년 전부터 그룹 매출의 70% 가량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그룹의 강점이자 약점으로 보고 고민했다.

신세계가 두 축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사업구조가 특정 부문에 집중된 것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경영진과의 회의석상에서 "유통업이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등 업태가 다변화돼 있고, 온라인 부문과 편의점이 대세인데 우리처럼 백화점, 대형마트만 가지고는 진정한 유통 전문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동반성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편의점 역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드미 인수를 검토한 신세계가 고민한 것이 사업성과 더불어 상생이다.

지난 한 해 편의점의 불공정행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정 부회장은 신규사업을 분석하는 기획팀에 상생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위드미 인수 서류에 도장을 찍기 전 1년은 유럽과 일본의 편의점 모델을 연구하며 시장성과 사업성을 검토했다면 이후 7개월 간은 기존 편의점업계와 차별화된 상생모델을 고민했다"며 "가맹점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로열티를 받지 않는 모델을 내놓게 된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아웃렛 등 특수상권이 아닌 지역에는 직영점을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사업 초기부터 골목상권과 관련한 시비에 휘말릴 경우 사업성은 고사하고 기업 이미지 훼손 등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편의점 시장이 다른 유통 대기업들 위주로 견고하게 짜여져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모델로는 승부를 걸 수 없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신세계는 해외 편의점 사업을 분석하면서 시장규모가 서너 배 정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결론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단 위드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위드미의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공개한 후 22일까지 닷새 동안 걸려온 가맹과 설명회 문의 전화만 수천 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문의도 상당수였다는 게 신세계의 설명이다.

김대식 위드미 개발총괄부장은 "이번 주말 시작해 3일간 진행하는 서울지역 설명회 좌석 예약이 이미 꽉 차 좌석을 더 마련할 계획"이라며 "반응이 뜨거워 추가 설명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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