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투표권이 없어 선거 당일 투표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일인 선거일 전 22일(8일)까지 해당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데 나 후보는 지난 9일 재보선 출마를 결정하고 이후 주소지를 변경하면서 투표권을 받지 못했다. 나 후보는 대신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해 거주하고 있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당의 공천이 늦게 이뤄져 투표권을 잃어버렸다. 우리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후보가 투표권과 해당 지역 내 거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은 양당의 '전략공천' 때문이란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공천을 계획하고 올인했지만 김 전 지사가 거부하자 후보 등록일(10일) 하루 전에 나 후보 공천으로 급선회했다. 나 후보로선 8일 이전 주소지 변경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새정치연합도 지난 3일에서야 기 후보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허동준 지역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당내 의원 30명이 기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후폭풍에 휩싸이면서 기 후보는 지난 8일에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기 후보 역시 갑작스러운 당 전략공천 탓에 지역 실거주가 어려웠던 것이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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