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믿음이 안 가는 표정이다. 과거의 재난은 자연재해가 주류를 이뤘기에 예측 또한 어려웠지만 현대의 재난은 인지 착오나 관리 부재 등 인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관리ㆍ대비ㆍ대응에 이르는 모든 절차에 만연한 아날로그식 낡은 관행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
우선 3000여종에 달하는 기존의 재난 대응 종이 매뉴얼을 스마트기기로 전환해 국민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자. 재난 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 훈련이지만 수많은 유형의 재난 상황에 일일이 대비하는 범국민적 훈련은 불가능하다. 가정마다 상비된 소화기나 비상 약품처럼 국민 개개인이 스마트폰에 재난ㆍ재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상비하고, 사용자 간의 양방향성을 기반으로 직업ㆍ성별ㆍ연령ㆍ재난 유형ㆍ재난 발생 장소 등에 맞는 대응 요령을 실시간으로 제공받도록 하자. 이를 위해 소ㆍ청장년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위급한 상황에서 활용이 쉬운 사용자환경(UI) 디자인과 국민의 감성과 행동특성에 맞춘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이 시급하다.
재난구호 단계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실시간 정보 공유와 데이터 분석의 고도화를 통해 구난자의 구조요청과 구호자의 현장 상황 파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관습적인 신고 방식을 탈피해 구난자가 스마트 기기의 버튼 하나로 현장의 사진, 영상, 대화 등 관련 데이터를 재난 컨트롤 타워로 신속히 전송할 수 있도록 하면 구조에 필요한 데이터가 일순간 집약되고, 신속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구조의 방법과 절차를 신속히 결정하고 기동할 수 있다. 장소와 결합된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증강현실을 적용하면 3차원 입체영상으로 생생한 현장 상황을 공유할 수 있어, 민(民)ㆍ관(官)ㆍ군(軍)ㆍ경(警) 간의 협업과 실행에 자원과 시간을 줄여 최적화된 위기 대응이 가능해진다.
권영걸 한샘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