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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운명의 날' 하루 남았다…가능한 시나리오는

최종수정 2014.07.03 11:26 기사입력 2014.07.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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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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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팬택 회생안 '가결' 발표하고 이통3사 출자전환 재차 촉구할 듯
이통사 내부 부정적 기류 강하지만 부담감 커…'디데이' 넘길 수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팬택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채권단은 사실상 이미 합의된 팬택 정상화 방안의 절차적 가결 사실을 공표해 이동통신3사에 대한 마지막 압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K텔레콤 , KT ,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내부 기류는 '디데이'를 앞두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팬택 채권행사 유예기간인 4일까지 이통사들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팬택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이 마감이었던 팬택 정상화 방안에 대한 채권단 서면부의 결과가 종합되는 대로 이를 알리고, 이통3사에도 오는 4일까지 출자전환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사실상 3000억원 출자전환과 2018년까지 원금상환 유예를 골자로 하는 팬택 정상화 방안에 합의한 상태다. 서면 부의 결과가 가결됐다는 사실을 굳이 공개한다면 이는 이통사들의 출자전환을 촉구하는 압박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통3사가 아직 팬택으로부터 받지 못한 판매장려금 등 1800억원을 채권 대신 팬택 지분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채권단은 이통3사가 보유한 매출채권의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갚는 데 팬택의 유동자금이 활용돼야 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의 입장이 아직 채권단에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첫째 이통3사가 4일까지 1800억원 출자전환에 동의해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따라 워크아웃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통3사가 서면 동의서 형태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뜻을 알려오면 채권단은 별도의 절차 없이 계획대로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된다.
이 경우 기존 주식에 대한 10대 1 무상감자로 기존 지분가치는 크게 줄어든다. 대신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채권단에 이어 1800억원을 쥔 이통3사가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하는 매출채권 1800억원 가운데 절반인 900억원가량을 SK텔레콤이, 나머지 900억원의 30%, 20% 정도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갖고 있다.

이통3사는 출자전환을 실시할 경우 당장의 수혈에 대한 부담보다는 주요주주로서 향후 증자 등 추가 부담에 대한 걱정이 더 큰 상황이다. 팬택의 자본금은 2640억8500만원, 부채는 9906억92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해도 이후 신규자금 확보가 힘들 경우 사업 유지가 힘들 수 있다.

팬택의 재고도 부담이다. 현재 팬택 스마트폰의 재고는 60만~70만대 규모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출자전환에 나서도 지난 1분기 매출액(2958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재고가 쌓여있어 활발한 순환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그러나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당장 보유 재고분은 사실상 제대로 된 판매가 힘들다.

두 번째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팬택은 사실상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팬택의 채권은 산업은행 등 금융권 차입금이 5236억원, 이통3사의 매출채권 등 상거래채권이 5481억원 수준이다. 안진회계법인의 팬택 실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권의 차입금이 상거래채권보다 선순위 채권으로 분류돼 회수율은 각각 22%, 9%로 차이가 있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통사들은 총채권의 9% 정도밖에 회수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이 경우 팬택과 협력업체 550여곳의 7만~8만명 되는 직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데서 오는 부담감이 크다. '원조벤처'격인 팬택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무너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국내 제조사가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남는 데 따른 시장 불균형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과 관계사들의 직원과 가족들까지 생각하면 약 20만명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며 "국내 제조사가 대기업 두 곳만 남는 상황도 시장 균형 유지 면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이통3사가 4일까지도 입장을 밝히지 못한 채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다. 이때는 유보 이면의 입장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채권단의 재량이 발휘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상환 유예기간인 4일까지는 이통3사도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출자전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사회 등 절차상의 문제로 시일이 걸릴 경우 채권단 재량으로 며칠의 유예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결국 4일까지 최소한 출자전환 여부에 대한 뜻을 채권단에 전달해야 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향후 신규자금 지원 없이도 팬택이 자생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회의적인 게 사실"이라며 "채권단의 출자전환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게 내부 기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택 회생여부의 마지막 카드를 이통사들이 쥔 셈이 돼 최종 의견 전달에는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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