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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간막림프관확장증 소장이식 첫 성공"

최종수정 2014.07.01 14:04 기사입력 2014.07.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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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장간막림프관확장증 소장이식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환자 김 모씨(여, 28세)가 수술을 집도한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 이명덕 교수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국내 최초로 장간막림프관확장증 소장이식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환자 김 모씨(여, 28세)가 수술을 집도한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 이명덕 교수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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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의료진이 희귀 난치성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에게 장기이식 분야에서 가장 어렵다는 소장이식을 성공했다. 이 환우가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한 소장이식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 이명덕, 장혜경(소아외과), 김지일(혈관이식외과), 김상일(감염내과) 교수팀은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을 앓고 있는 환자 김 모씨(여, 28세)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임상성과를 거뒀다고 1일 밝혔다.
장간막림프관은 우리가 음식으로 먹은 영양소가 흡수되어 몸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확장증은 태아의 신체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림프관 발달에 이상이 생겨 창자와 장간막에 분포하는 실핏줄처럼 가늘게 구성돼야 할 림프관이 확대되고 흐름이 차단돼 정체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년간 정체되면 복벽 자체의 기능을 잃어버려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 질환으로 림프관 일부는 복강으로 다른 일부는 창자의 점막을 통해 림프액이 새어나간다. 결과적으로 림프성 복수가 복강에 아주 많이 차고 창자로는 혈장성분과 비슷한 진액이 창자를 통해 대변으로 흘러나간다. 특히, 알부민 등 대량의 혈장단백질이 유실되는 단백유실성창자병을 동반하게 된다.

김 모씨는 어렸을 때부터 림프관확장증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배 둘레가 120cm나 될 정도로 복수가 차고 빼내어도 며칠 내 금방 차올랐다. 오뚜기와 같은 본인의 모습에 자신이 없어 대인 기피까지 생길 정도였다.
또한 창자로 단백질이 빠져나가 영양실조가 계속되고 혈장 알부민이 1.5~1.7(정상은 4이상)밖에 되지 않아 다리가 붓고 근육이 없어 아주 가늘다. 성장장애도 심해 28세의 나이에 신장은 150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질환은 의사경력 30년 이상의 이명덕 교수 조차 "말로만 듣던 환자를 처음 봤다" 할 정도로 드물다.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약 2000명 이상의 소장이식 사례는 있었으나 김 모씨가 앓고 있는 장간막림프관확장증으로 소장이식에 성공한 사례는 3년 전 세계학회에 보고된 유일한 1례가 전부였다.

김 모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장폐쇄 수술을 받았고 2살 때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국내 유명 병원들을 찾아다녔지만 별다른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09년 1월 김 모씨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와 이명덕 교수에게 전원돼 처음 만나게 됐다.

김 모씨가 이 교수로부터 진료를 시작했을 때도 복수로 인한 배가 차오르는 증상으로 많이 고통스러웠다. 많을 때는 하루에 2리터 이상 뽑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복수를 밖으로 뽑아버리는 것보다 차라리 복수가 깨끗한 영양액 성분과 비슷해 혈관에 도로 넣어주면 영양실조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복강-우심방 레벤션트를 설치해 환자를 몇 년 동안 별 무리없이 살게 했다.

이 장치는 복수가 관을 통해 저절로 정맥을 통한 후 우심방으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으로 중간에 펌프가 달려있어 손으로 누르면 복수가 올려져 흐르는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염이 일어나 복수 내 조직인자의 활성화로 혈액 내 응고가 일어나면서 아주 위험한 고비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넘기게 되어 더 이상의 합병증이 생긴다면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었다.

결국 이 교수는 장간막림프관확장증의 근본적인 치료인 소장이식을 결정했다. 물론 이론적으로 가능한 치료였지만 소장이식 후 남겨두는 위-십이지장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복수와 단백질 유실이 계속 일어날지 짐작되지 않았다. 또한 학회에 보고 된 유일한 사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4월20일 김 모씨는 오랜 이식 준비를 끝내고 이명덕 교수의 집도로 29세 여성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이식받았다. 김 모씨에게 문제가 생긴 장간막림프관은 소장 및 대장 전체에 걸쳐있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단백질 유실이 소, 대장에서 이뤄지고 장간막에서 누출되므로 소, 대장을 바꾸는데 주력했다. 즉 공장 10cm와 항문-직장 15cm만 남기고 중간의 창자는 모두 절제한 후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해 연결했다.

뇌사자의 장기는 소장은 거의 대부분 포함됐고 대장은 우결장까지 이식했지만 김 모씨가 수술을 받고 식이를 하는데 충분한 길이였으며 기능도 매우 좋아 환자의 빠른 회복을 예상했다.

수술은 16시간이 걸린 대 수술이었다. 소장이식 자체가 혈관을 문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미 유착되고 상당히 어지럽혀진 창자 전체를 절제하고 이식 창자와 연결하는 곳도 여러군데였다.

장루를 만들고 위장관에 여러개의 튜브를 설치했으며 당겨 붙이기 힘든 장간막에 이어주는 등 과정이 복잡했다. 또한 운동성이 큰 창자가 꿈틀거리다가 돌지 않게 자리를 잡아줬다.

소장이식은 다른 장기이식 수술처럼 어느 혈관만 이어주면 된다는 정해진 술식이 없고 현장에서 결정하고 복강 내 상황에 따라 변형해야 할 때가 많다. 특히 복잡한 과정 중에 어느 한 곳이라도 실수가 발생하면 수술이 실패하기 때문에 집도의 이명덕 교수는 기나긴 수술 시간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이명덕 교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환자가 한 달 후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다른 장기이식 환자와 마찬가지로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하는데 아직 정부에서 이식수술 후 필요한 면역억제제 사용에 대해 보험급여를 인정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정부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장이식 환자를 위해 면역억제제 보험 급여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자 김 모씨는 “식사를 잘 할 수 있게되어 기력도 회복하고 찌그러지고 부서지기만 하던 손톱도 건강하고 예쁜 손톱으로 자라나고 있어 매우 행복하다”며 “서울성모병원 소장이식팀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모씨는 이날 오전 건강을 되찾고 집으로 귀가했다. 앞으로 이식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2주에 한번 정도 내시경과 조직검사를 시행하며 차츰 1달에 한번 2달에 한번 정도로 간격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한편 병원 사회사업팀은 김 모씨의 어려운 경제적 형편과 5000만원 이상의 고가 소장이식 입원치료 때문에 부담을 느껴온 점을 감안해 자선진료 차원에서 부분 지원한다.

또한 지난 6월10일에는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가 환자 김 모씨를 방문해 진료비 일부를 후원하는 등 외부 사회복지단체 후원금 연계를 통해 환자 김 모 씨를 도울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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