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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리후보의 신앙관은 신정론에 대한 왜곡된 견해"‥신학계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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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요. 우리한테 너희들은 이조 500년을 허송세월로 보낸 민족이다.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님북분단을 만들게 해주셨어. 그것은 저는 지금 와서 보면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1년 온누리교회에서 행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이다. 이와 관련, 신학자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관이며 신학적 입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문 후보자의 신앙관은 신정론에 대한 왜곡된 견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독교계에 신정론에 대한 논쟁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신정론은 "인간의 고통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을 다루는 학문이다. 즉 신에게는 전지전능한 능력이 있는데 왜 세상에 고통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신학적 대답이다. 신정론은 신의론, 변신론으로도 불린다. 신이 정당한가라는 물음은 현대에서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 등에서 크게 제기된 바 있다.

신학자인 손은실 박사는 "신정론은 무한히 선하고 정의로운 신이 인간에게 선과 악을 선택할 권리를 주었다는 설"이라며 "그렇다고 악을 행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정론의 일종으로 일본의 '병합신의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병합신의론은 일본 기독교계가 일제 강점 초기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우리의 조상들에게 조선이 주어진 것이므로, 이것을 가질 권리가 있다. 한국의 영유는 일본의 친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병합으로 일본은 대제국이 되었다"라고 펼친 주장이다.

서정민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는 것이 신의(神意)'이고, 한국 땅은 '하나님이 일본에 태초부터 예비한 '약속의 땅'이라는 논리였다"며 "일본 기독교 지도자들은 일본의 한국 침략 정당성의 명분(名分)을 찾아 강력히 주장해 줌으로써 조금이라도 국가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한 작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독교계는 문 후보자의 발언은 일본 식민사관에 입각한 신앙적 태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구약의 출애굽기에서 비롯된 신정론은 억압당한 민족의 고통을 해방시켜주는 입장이며 문 후보자의 주장은 신정론적 입장과도 어긋난다"며 "하나님의 뜻이 일본에게는 축복을, 한국에게는 고통을 주는 것처럼 한국의 신과 일본의 신이 다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신앙적 관점이라기보다는 철 지난 군국주의적 관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문 후보자의 발언은) 잘못된 신앙에 근거한 부적절한 주장이며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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