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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경상흑자, 진짜 우리 경제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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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2년 넘게 이어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인구 구조 변화와 통계 방식 개편에 기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수부진으로 수입이 줄어 이른바 '내수부진형 흑자'가 확대됐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통계에 취해 경제 체력을 과신할 단계가 아니라는 경고지만, 한국은행은 이런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달 말 한은이 집계한 4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71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26개월째 흑자가 유지됐고,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 흑자 규모도 25억7000만달러(56.5%)나 늘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골드만 삭스는 이런 흐름에 박한 평가를 내놨다. 골드만 삭스는 이달 초 한국 경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저축률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비중 확대와 국제수지 통계 방식 변화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이끈 두 축"이라고 주장했다. 26개월째 이어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상 흑자가 꼭 장사 잘해서 얻은 결과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골드만 삭스는 근거로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한국의 중장년층(35~69세) 인구증가율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 회사는 "한국의 인구추계를 고려하면, 이 기간 중장년층의 인구증가율은 13.6%로 같은 기간 세계 인구증가율 전망치 4.1%를 세 배 이상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률 높은 세대의 비중 확대가 구조적인 경상수지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다.

골드만 삭스는 "통계 방식의 변화"도 흑자 확대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의 해외 생산 활동이 통계에 잡혀 한국 경제가 '체급'보다 고평가됐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나아가 "부동산 시장 약세로 내수 회복세가 부진해 수입 수요가 줄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금융연구원의 분석도 골드만 삭스와 겹치는 대목이 많다. 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5월 마지막 주 논단에 실린 '지속적 경상수지 흑자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요사이 경상수지 흑자가 내수부진형 흑자의 성격을 띤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가공무역과 배당금, 재투자수익 등 기업의 해외 생산활동에서 흑자가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지적에는 타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은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경상수지 흑자의 본질은 강한 제조업이라는 종전 의견에 변함이 없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인구 구조나 통계 방식의 변화로는 장기간 대규모 흑자를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과거 일본 전자회사 소니의 제품이 비싸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처럼 우리의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게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환율 하락 등으로 수입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 총액이 소폭 줄었지만, 물량 기준의 수입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어 불황형 흑자라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한은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도 한은과 같은 입장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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