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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 쇼크에 잠 못 드는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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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지난 주말 미국에서 가장 눈길을 끈 운동선수는 단연 유명 프로 골퍼 필 미켈슨(44)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내서가 아니다.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맨해튼 검찰 등이 그를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서다.

이후 미국 언론들은 PGA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참가했던 미켈슨의 표정까지 클로즈업 시키며 큰 관심을 보였다. 심적 부담 때문인지 우승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어도 언론의 관심은 그에게 집중됐다.
골프 팬은 물론 보통 미국인들에게 이번 사건은 적지않은 충격을 던졌다. 미켈슨은 메이저 대회에서만 5승을 거둔 세계적 골퍼다. 포브스에 따르면 전 세계 운동선수 중 7번째로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4870만달러(약 500억원)를 벌어들였을 정도다.

여기에 그는 미국인에게 가장 신망받는 스포츠맨이라는 무형의 재산도 갖고 있다. 미켈슨은 미스 샷이 나와도 여간해선 온화한 미소를 잊지 않는다. 라운딩 도중이라도 팬서비스에 성실하다. 대회마다 최종일 경기를 마치면 18번 홀에서 기다리고 있던 금발 미녀인 부인, 어린 자녀들과 함께 다정히 포옹하는 장면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있다. 한마디로 '어메리칸 드림'을 모두 이룬 모범적인 가장 이미지다.

그런 그가 대표적인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과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도박사 윌리엄 빌리 월터스 같은 인물들과 함께 엮여서 불법 주식 거래 혐의를 받고 있으니 충격과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사건을 바라보는 초점도 다소 다르다. 미켈슨이란 인물 스토리보다는 사정당국의 강력한 의지와 치밀함에 놀란 눈치다.

현재 의혹의 핵심은 2011년 아이칸이 세제업체 클로록스 인수전에 나선다는 내부 정보를 월터스와 미켈슨도 알고 부당이득을 취했는지다. 미켈슨은 아이칸과 만난 적이 없지만 월터스와는 골프를 함께 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있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이 정도로는 유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전노장' 아이칸도 "지난 50년 동안 비난 받을 행위도, 내부자 정보를 넘긴 적도 없다"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사정당국은 3년 전부터 이 사건을 면밀히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켈슨을 상대로 면담 조사를 실시했던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더구나 FBI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함께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프릿 바라라 맨해튼 지구 연방검사는 '월스트리트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09년 8월 이후 내부자 거래와 관련, 81명을 적발해 모두 재판에 회부하거나 유죄답변거래(플리바게닝)를 이끌어낸 바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금융가의 탐욕을 규제하고, 부정행위를 단죄하려는 서슬퍼런 분위기를 새삼 확인한 '월스트리트의 늑대'들이 지난 주말 밤잠을 설쳤을 것 같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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