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전 STX 부회장, 또 검찰 조사

지난달 불구속 기소 이어 STX로비의혹 관여 조사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희범 LX인터내셔널 부회장이 또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강덕수 로비 의혹'에 연루된 탓이다.

14일 검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측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창무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13일 소환조사했다.

유 전 사장은 2011년 무역보험공사 퇴임 이후 자녀 학자금 명의로 1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STX조선해양의 사업자금 대출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후 유 전 사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 이 부회장(당시 STX에너지ㆍ중공업 총괄회장)이 STX의 금품 로비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유 전 사장은 각각 행정고시 12회, 13회로 같은 산업자원부 관료를 지냈다. 이후 무역협회에서 이 부회장이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유 전 사장은 부회장직을 맡았다. 이 같은 둘의 관계로 검찰은 이 부회장이 강 전 회장과 유 전 사장을 이어주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강 전 회장의 개인회사인 STX건설의 군인공제회 채무를 STX중공업의 연대보증을 통해 부당지원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다. 이 부회장의 배임액은 869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계속되면서 LG상사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검찰 조사가 LG상사 부회장으로서의 업무와는 무관하지만 업황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에 대한 수사는 업무 차질은 물론, 평소 깨끗함을 강조해온 LG그룹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정상적으로 출퇴근하며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한 고위 관계자는 "LG로 오기 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 혐의로 보이지만 검찰 조사 등이 오래 갈수록 회사 경영은 물론, 이미지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