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안전사고 "저가 상품이 원인" 책임 공방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초·중·고교 등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 관련 안전사고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행 상품 안전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특히 수학여행 상품이 저가 및 업계 과당, 출혈 경쟁으로 적정 기준의 안전성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관광여행업계는 정부 공개입찰시스템인 '나라장터'가 수학여행 부실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조달청은 여행업계가 각종 부실·안전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교육부의 2009~2013년 수학여행 및 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사고 발생현황’ 자료를 살펴 보면 최근 5년간 수학여행 등의 사고 발생이 2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전국 유ㆍ초ㆍ중ㆍ고등학교의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가 무려 8116건에 달했다. 더욱 문제는 사고발생이 매년 증가 추세다. 사고 건수는 2009년 1004건, 2010년 1410건, 2011년 1610건, 2012년 2039건, 2013년 2056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부는 조달청에 요청, 지난 2012년 5월 이후 일선학교의 수학여행 및 수련활동 용역을 담당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따라서 일선 학교는 3000만원 이상인 수학여행에 대해 나라장터를 통해 경쟁입찰을 실시하고, 조달청은 입찰공고 후 응모업체의 여행 견적서를 비교 및 검토, 현장검증 등을 실시, 계약을 실시하고 있다. 당초 학교와 여행사의 유착, 부실 여행사 등이 횡행, 안전을 해치고 있어 이를 차단한다는 취지로 도입돼 현재까지 운영중이다.
여행업계는 "나라장터 공개 입찰이 상품의 적정성 및 안전성보다는 사실상 가격 경쟁 위주로 진행돼 중소여행사들의 출혈을 부추기는 공간으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 상품의 적정성, 여행사의 전문성 및 서비스 인증 등의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히려 조달청은 업계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며 수학여행 안전사고의 책임을 정부에 전가하려는 태도라고 반박하고 니섰다. 조달청에 따르면 수학여행 공급 실적은 ▲ 2012년 총 계약 건수는 44건, 납품금액 27억 ▲ 2013년 54건, 86억원 ▲ 2014년 4월30일 현재 35건, 19억원 규모다. 따라서 조달청은 "관광업계는 전체 시장 규모의 5%에도 못 미치는 것을 두고 안전사고 주범으로 몰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책임전가"라고 반박했다.
또한 나라장터를 통한 수학여행 계약은 계약 대상자(여행사)와 가격 협상 시 시중거래가격의 최빈가격을 적용하되 전년도의 경우 최빈가격(가장 자주 거래되는 가격)보다 상위가격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선 각급 학교가 업체별 '학교장터'를 활용하고 수의계약을 하고 있어 관광업계가 실질적인 저가, 과당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달청의 최근 3년간 평균 제안율(%, 계약가격 대비 제안한 가격의 비율)은 ▲ 2012년 97.4% ▲ 2013년 94.9% ▲ 2014년 96.6%로 평균 95.3%에 달한다.
이같은 자료를 근거로 조달청은 "나라장터를 통한 수학여행 상품은 지자체 안전시설 기준을 통과한 숙박시설 등 검증을 실시한 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차량, 항공, 선박 등은 학교에서 여행사와 협의 자체 결정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행업계는 조달청의 의견을 쉽사리 수긍하지 않는 표정이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학생 수련 및 수학여행 관련, 숙박 등의 시설에 대해서는 안전 인증제 등을 실시, 점검토록 하고 인증을 통과한 시설들로 상품 구성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은 전면 중단됐다. 교육부도 대규모 수학여행 준폐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기로 하는 등 전면적인 개편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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