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경기 침체와 세월호 참사 여파 속에 서울 강남 고액자산가들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자산 포트폴리오에 단기유동성 상품과 절세 상품 비중을 늘리는 등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있다. 또 최근 부동산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100억원이 넘는 고액 빌딩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순남 대신증권 강남지점 센터장은 "10억원 이상 신규로 MMT를 만들면 정기예금에 해당하는 금리를 얻을 수 있는데다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면서 "최근 슈퍼리치들은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와 롱쇼트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롱쇼트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롱쇼트 ELB의 경우 증권사들이 비공개로 모집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데다 투자 위험은 적고 2년 정도 투자하면 10%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기관 위주의 전문 투자자들만 가입하도록 제한됐지만 이 제한이 풀리면서 슈퍼리치들이 일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리치들은 절세 상품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 수석매니저는 "최근들어 연금저축펀드계좌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1인당 18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어 4인 기준으로 1년동안 7200만원을 입금해 놓고 비과세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을 뭉칫돈으로 들고 있는 슈퍼리치들은 그동안 잠잠했던 주요 지역의 오피스빌딩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50억~100억대 빌딩은 자칫 공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100억원이 넘더라도 서울 주요 핵심지역을 살피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연구소 연구위원은 "슈퍼리치들은 현금을 쌓아두고 원하는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건물의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도록 임차인도 까다롭게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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