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행장은 이날 오전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누가 (우리 사옥의 매매가로)4000억원을 준다고 하더냐? 그 값을 쳐준다면 당장 팔겠다"면서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노조에 제시한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지만, 의사결정은 어느 쪽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곤 해도 결국 사옥 매각 후 이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업·소매금융과 인천의 전산 센터까지 한 곳에 모여있을 때만큼 시너지 효과가 큰 대안이 없어서다. 이전 대상 장소로 검토중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가 2~3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고 관리비만 받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한 것도 큰 유인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아직 사옥을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상태"라면서 "과거 상암동 이전을 검토했던 것처럼 여의도 IFC 측의 조건을 살피면서 다동 사옥 리노베이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명예퇴직금 마련을 위한 사옥 매각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전체 점포의 30%를 줄이고, 직원 600여명을 명예퇴직 방식으로 감원할 방침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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