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주택 등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문 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월세 수금과 주택 유지보수 등을 맡길 의사가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벌이도 마땅찮아 소일거리 삼아 직접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주택임대관리업이 당장은 일감을 많이 따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월세 얼마나 받는다고 수수료 내고 관리를 맡겨요. 소일거리 삼아 직접 월세 받고 건물도 관리할 겁니다."
서울 양천구 화곡동에서 다가구주택을 보유한 집주인 A씨는 이렇게 얘기했다. 전문성을 가진 주택임대관리업이 2월 도입돼 성장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아직은 집주인들은 관리위탁에 소극적인 상태다. 다가구나 원룸 같은 소형 주택을 가진 집주인들이 스스로를 '임대사업자'로 여기지 않는 영향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조사한 결과는 이런 경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2012년 말 기준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수는 5만4137건이며 이들이 운용하는 주택은 148만7000채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은평구 임대사업자 2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9.8%는 주택임대관리업체에 위탁관리할 의사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집주인의 연간 수익률이 낮아 수수료를 부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익률이 연간 3% 미만인 경우가 28.9%에 달하고 5% 미만인 경우가 3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임대료가 높지 않은 다가구주택이 많은 은평구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임대관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률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관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주택의 유지와 보수 등 관리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응답이 24.1%를 차지할 정도여서 수수료 부담을 제외한다면 전문 업체의 노하우를 활용할 여건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시장상황이 급하게 변화되고 있는 만큼 개별관리보다는 전문화된 기업형 임대관리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이렇게 바뀌는 과정에서 임대료 보증제도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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