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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뱅이굿 전승가' 이은관 선생 12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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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배뱅이굿 전승가' 이은관 선생 12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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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뱅이굿 기능 보유자인 명창 이은관(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옹이 12일 오전 9시20분 서울 황학동 자택에서 9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강원도 이천 출신이다. 이 옹은 별세 직전에도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정도로 뜨거운 국악 사랑을 실천했다. 이 옹은 평생 배뱅이굿 전승 뿐만 아니라 구전 민요 140여곡을 정리하고, 민요를 작사·작곡하는 등 국악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 옹이 기능 보유한 배뱅이굿은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에서 전승돼 온 굿놀이다. 배우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역할을 맡아 장구 반주에 창을 하는 형식이다. 배뱅이굿은 평양 출신 서도 명창 김관준이 구전되던 것을 개작, 정리했고 그의 아들 김종조와 김종조의 동료인 이인수에 전승되다 이은관에게 전해졌다.
이 옹이 17, 18세 무렵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농사를 거들며 레코드판 소리로 최경식의 시조창과 김종조의 배뱅이굿을 따라 배우는 식이었다.

1936년 황해도 황주 권번의 소리 선생 이인수를 만나 본격적으로 스승을 모시고 '배뱅이굿'을 비롯해 ‘공명가’, ‘초한가’, ‘배따라기’ 등 서도소리를 배웠다. 최경식 문하에도 들어가 경기 민요 및 시조창을 배웠다.

1940년부터 해방될 때까지는 극단 '신불출 일행'에 입단, 소리꾼으로 활동했다. 신불출은 날카로운 정치풍자와 해학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만담가로 유랑극단을 이끌며 당대를 풍미하던 이다. 이 옹은 극단에서 생활하는 동안 구성지고 질박한 창법으로 인기를 얻었다.
해방 이후 여러 무대를 전전하다가 1957년에는 영화 '배뱅이굿'(감독 양주남)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후학 양성 및 무대 출연 등을 병행하며 서도소리 전파에 힘썼다. 이에 198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배뱅이굿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이어 1990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 1995년 한국국악협회 국악대상, 2002년 방일영국악상 등을 수상했다.

작년엔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배뱅이굿 전승 80주년' 기념 공연 및 미국 시애틀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별세 직전 서울 서대문 영천시장 인근 '이은관 민요교실'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고인의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2층 1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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