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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방치된 아이들, 지역공동체가 책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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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지자체 방과후 돌봄 문제 해결 조례 제정 움직임 '주목'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12년 11월 5월 서울 마포구 당인동 한 주택. 방과후 혼자 집을 보던 초등학교 1학년 조모군(7)은 하마터면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폭발음과 함께 집안에 불길이 솟았다. 놀란 조군은 불을 끄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집에는 전화기도 없었다. 간신히 빠져나와 이웃집 아저씨에게 부탁해 소방서에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소방대가 도착했지만 이미 단칸방과 부엌, 화장실 안까지 대부분 불탄 뒤였다.

새학기다. 맞벌이 학부모들에겐 '방과후'가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는 시기다. 그냥 아이를 집이 놔두기는 위험하고, 그렇다고 '학원 뺑뺑이'이를 시키자니 돈도 없고 아이가 힘들어 하는 것을 지켜보기도 괴롭기 짝이 없다. 학교나 지역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돌봄 교실ㆍ공부방도 있긴 하지만 저소득층 위주라 맞벌이의 경우 대부분 자격 조건이 안 돼 못 보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최초로 지자체가 방과후 돌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을 조례로 제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마포구 '아동ㆍ청소년방과후돌봄기본조례' 청원 운동본부는 24일 오전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 주민 725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아동ㆍ청소년방과후돌봄기본조례' 제정 청원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운동본부 측은 지난 2011년 조사 결과 지역 초등학교 2곳 300명의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매일 한 시간 이상 혼자 있다고 답한 아이가 41%였고, 보호자가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오후 10시 이후라는 응답이 1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들이 방과 후 친구들과 잘 놀고, 운동도 하고 부족한 공부도 챙기면서 좋아하는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든 아이들에게 부여 해야 한다는 게 운동본부의 주장이다.
운동본부 측이 마련한 조례안의 핵심 내용은 마포구청이 지역 교육청과 협력해 책임성 있게 마포구 방과후 돌봄 종합 계획을 세우는 한편, 절대적으로 부족한 방과후 돌봄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있는 방과후 돌봄 기관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이 같은 마을 아이들을 서로 돌봐 줄 수 있는 '마을 돌봄'이 가능하도록 비영리기관ㆍ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돌봄기관 및 프로그램에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운동본부는 이와 함께 최근 마포구청 측이 방과후돌봄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에 대해 단속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 "거리에 온갖 현수막들이 색이 바래도록 걸려 있는 데 그런 곳을 담당과에서 이렇게 빠르고 집요하게 단속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방과후에 방치되는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단체들의 입을 막는다고 주민들의 바람이 사그라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운동본부는 특히 "마포구청과 마포구의회가 방과후 돌봄 문제 해결에 성의있게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마포구의회는 오는 26일 이 청원안을 다룰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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