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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박집' 사장이 폐업 고민하는 이유

최종수정 2014.01.14 11:42 기사입력 2014.01.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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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치열한 경쟁·세금폭탄·매출감소 4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손님이 없어 썰렁했던 지난해 설 즈음의 남대문 시장.

손님이 없어 썰렁했던 지난해 설 즈음의 남대문 시장.

최근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다.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가격을 올리지 못해 수입은 그대로인 반면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인건비ㆍ재료비 등 물가 상승에다 최근 정부가 '세금 폭탄'까지 때리면서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대박집'들 마저 폐업을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한탄이다.

인천에서 두부 전문 식당을 하는 A(43)씨가 대표적 사례다. A씨는 이른바 '대박집'을 일궈내 남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요즘 가게를 접을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성공 확률이 5% 밖에 안 된다는 자영업의 세계에서 살아 남기 위한 A씨의 노력은 처절했다. 100% 국산 콩만 사용해 두부를 만들고, 밤새 불을 살펴가며 육수를 내는 등 정성을 다한 끝에 A씨의 가게는 하루에 수백명의 손님이 찾는 이른바 '대박집'이 됐다. 지금은 연 매출 5억원대, 한달 4~5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직원 9명을 고용한 작은 기업 수준으로 성장했다.

주말에 사람이 몰릴 때면 하루에만 4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린 때도 있다. A씨의 식당이 살아 남으면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한 다른 식당들도 속속 들어서 아예 맛집 골목이 형성될 정도다. 입소문이 퍼져 멀리에서도 차를 끌고 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A씨가 폐업을 고민하는 이유는 우선 치열한 생존 경쟁에 지쳐서다. A씨의 가게 주변만 하더라도 등산객들을 상대로 한 식당들이 1~2년새 5~6곳이 들어서 손님을 끌어가고 있다. A씨는 좋은 쌀, 100% 우리 콩, 직접 짠 참기름 등 질 좋은 재료를 최대한 싼 값에 구해 손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방법으로 경쟁에 대처해 살아남고 있지만 그마저도 갈수록 오르는 물가 때문에 요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또 최근 들어 경기가 계속 어려워지면서 손님들의 씀씀이가 줄어드는 바람에 매출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자영업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축소하면서 A씨가 내야 하는 세금이 대폭 늘어난 점도 부담이 되고 있고, 최저임금 등 인건비 부담도 계속 오르고 있다.

A씨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온 식구가 열심히 일해 봐야 손에 남는 것은 겨우 생활비 정도라 저축은 꿈도 못 꾼다"며 "몸만 축나겠다는 생각에 차라리 가게를 접고 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주변에도 누가 식당을 차리겠다고 하면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위 '대박집' 사장까지 폐업을 고민하게 만드는 현실에서 영세자영업자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자영업자 수는 566만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최근 창업한 자영업자 중 1년 이내에 폐업한 이들이 18.5%였고, 3년 이내에 46.9% 등이었다.

자영업자들 중 절반 이상이 월 100만원도 못 번다는 충격적 조사 결과도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2년 개인사업자 221만5754명이 월소득을 100만원 미만으로 신고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395만6792명의 56%나 되는 수치였다. 또 자영업자들의 창업 3년 내 휴ㆍ폐업 비율은 주류 유흥서비스업 87%, 음식업 81.7%, 의류잡화 79.1%, 학원 교육사업 75.3% 등 80% 안팎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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