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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이 말하는 베테랑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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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사진=정재훈 기자]

김동욱[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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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4점차로 쫓겼다. 남은 시간은 50초. 쐐기 골이 필요했다. 외곽에서 드리블을 하며 허점을 찾던 앤서니 리처드슨. 박재현이 달라붙은 김동욱(33)에게 원 바운드 패스 뒤 골밑을 파고들었다. 김동욱은 공을 넘겨주지 않았다. 포스트업 플레이를 펼쳤다. 194cm의 높은 신장에 자신이 있었다. 박재현은 183cm다. 등을 지고 파고드는 드리블에 손을 뻗기조차 버거웠다. 미스매치에 김동욱은 자신 있게 오른 골밑으로 뛰어올랐다. 이어진 레이업 슛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남은 시간은 36.6초. 역전의 여지를 사실상 지웠다.

고양 오리온스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78대 72로 이겼다. 4대 4 대형 트레이드 뒤 첫 연승에 공동 6위(14승 18패)로 점프했다. 지난달 4일 원정경기에서 당한 22점차 완패를 되갚으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6득점 맹활약을 펼친 김동욱은 “정신무장을 다르게 하고 뛰었다”고 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일단 팀 내 입지가 최근 좁아졌다. 출장 시간 일부가 임종일, 성재준 등에게 나눠 돌아가고 있다. 이날 일등공신 활약에도 추일승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더 많이 기용하고 싶다”고 했다. 김동욱에겐 해결사 역할을 바란다. “오늘처럼 출전시간을 조절하면서 중요할 때마다 경기를 정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추 감독의 질책이다. 오리온스는 지난 4일 대형 트레이드 상대인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69대 78로 졌다. 경기 뒤 추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수비를 안 하는 선수는 필요가 없다”며 화를 냈다. 김동욱은 뜨끔했다. 고참들을 향한 일침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날 그는 14분25초밖에 뛰지 않았다.

김동욱(오른쪽)[사진=정재훈 기자]

김동욱(오른쪽)[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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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수비는 헐거울 수밖에 없다. 체력이 이전 같지 않다. 젊은 선수들을 마크하기에 힘도 모자라다. 김동욱에겐 한 가지 부담이 추가된다. 이날 그는 스몰포워드가 아닌 슈팅가드로 뛰었다. 비교적 빠른 선수들을 막아야 했다. 그래도 긍정적이다. “40분 내내 슈팅가드로 뛰는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면서 “승부처에서 투입되기 때문에 짧게 뛰더라도 열심히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스매치를 유발해 장점이 더 많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날 쐐기 골을 가리킨 자신감이었다.
그 근원은 끊임없는 노력이다. 지난달 서울 SK전에서 5득점에 그친 뒤 매일 야간훈련을 강행한다. 김동욱은 “내가 슛을 못 넣어 진 경기가 많았다. 그 뒤로 슈팅연습을 거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5일 창원 LG전(14분25초)을 쉬면서 뛰어 체력안배가 됐다. 많은 연습 덕에 슛 밸런스까지 좋아져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김동욱은 올스타전 브레이크 전까지 야투성공율이 36.1%에 불과했다. 이날은 66%였다.

감독의 의도 파악도 빼놓을 수 없다. 김동욱은 출장 시간보다 중용에 큰 의미를 뒀다. “4쿼터에 여전히 날 믿고 기용해주셨다”면서 “5분을 뛰더라도 열심히 뛰어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불안한 입지에 위축된 베테랑들에게 전하는 그만의 생존법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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