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순 산탄데르가 6억5000만달러(약 6945억원)에 인수한 중국 상하이은행 지분 8%는 최근 단행된 산탄데르의 대표적인 잘못된 투자로 지적 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은행권의 부실 부채 및 그림자금융 문제로 중국 은행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
그러나 산탄데르는 베이징은행 지분 20%를 보유하고 중국 안후이장화이 자동차와 함께 오토론 사업에도 투자한데다 상하이은행 지분까지 추가하는 등 대세를 거스르는 모습이다.
보틴 회장 옆에서 오랫동안 산탄데르의 경영전략을 세운 은행 업계 베테랑 알프레도 사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사퇴했다. 그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하비에르 마린이 대신 앉은 것도 화근이었다.
산탄데르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12년 초반 보틴 회장은 "앞으로 2년 안에 수익성을 50% 끌어올리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올해 산탄데르가 목표를 실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12년 산탄데르의 순이익은 2011년보다 13% 감소한 상태다. 2009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불과하다.
스페인의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3년 동안 산탄데르 주가는 되레 12% 하락했다.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산탄데르 주식 투자를 추천하지 않을 정도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산탄데르가 나빠지는 수익성과 하락하는 주가에 제동을 걸만한 히든 카드조차 없다는 것이다.
산탄데르는 중국ㆍ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본거지가 금융시장 위기로 허덕인 스페인인만큼 저금리로 자금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
산탄데르의 예대율(은행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은 108%에 육박한다. 은행이 예금으로 축적해 놓은 돈보다 빌려준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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