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이 회장은 "제트기가 음속(1마하, 초속 340m)을 돌파하기 위해선 설계도는 물론 엔진, 소재, 부품,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 최소한(체질과 구조가) 마하3은 돼야 삼성 약점을 보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 1993년 신경영 이후 다시 한번 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마하경영의 실체였다.
이 회장에 이어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윤종용 부회장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스피드를 10% 높이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자칫하면 3류로 떨어진다"면서 위기경영을 선언했다.
2014년을 일주일 앞둔 현재 삼성그룹이 앞둔 상황도 당시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거의 전 사업부문에서 성장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1월 이 회장이 목표로 제시했던 신사업 발굴도 큰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비전자계열사는 후진을 거듭하고 있다.
겉으로는 성장했지만 속으로는 다시 한번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과 삼성그룹 경영진이 갖고 있는 위기감의 실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아닌 사업의 본질에 있다. 2006년의 마하경영이 2014년 경영전략회의에 등장한 이유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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