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내년 2∼3월까지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여의도 63스카이아트 미술관 등 서울의 주요 거점 3곳에서 20세기 다큐멘터리 사진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사진의 거장인 '애니 레보비츠', '필립 할스만' 그리고 영국 일간지 '데일러 미러'의 작품을 통해 주요 역사 현장과 인물을 새롭게 만나게 된다.


◇ 살아있는 사진의 전설, '애니 레보비츠'=여배우로서의 데미 무어 인생은 1991년 만삭 누드로 촬영한 '베니티페어(Vanity Fair)'의 표지 모델 전후로 나뉜다. 한 손으로 커다란 럭비 공 모양의 배를 감싸고, 또 한손으론 가슴을 가린 듯한 데미 무어의 만삭 누드는 '모성이 곧 여성'임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데미 무어 이후 여성들은 임신한 누드를 더 이상 감추지 않으며 오히려 임신 누드 촬영을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향마저 나타났다. 이 사진은 지난 2005년 미국 잡지편집인협회 선정 '과거 40년동안 가장 유명한 40 컷의 커버 사진' 중 2위에 꼽히기도 했다.
2009년 미국 국회도서관이 '살아있는 전설'로 선정한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는 1949년 미국 코네티컷 주 워터베리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 공군 장교였던 아버지를 따라 대부분 군사기지에서 보냈다.

Annie Leibovitz, Sarajevo: Fallen bicycle of teenage boy just killed by a sniper, 1994 ⓒ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Courtesy of Vanity Fair.

Annie Leibovitz, Sarajevo: Fallen bicycle of teenage boy just killed by a sniper, 1994 ⓒ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Courtesy of Vanity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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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 시절 잡지사 '롤링스톤(Rolling Stone)'에서 보도 사진을 시작으로 닉슨 대통령 사임과 롤링 스톤즈의 공연투어 등 현대사의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담았다. 유명인사의 매력과 숨겨진 인간미를 끄집어낸 그녀의 작품에는 존 레논을 비롯, '배우, 감독, 작가, 음악가, 운동선수, 정치인, 사업가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 대거 포함돼 있다.


그녀는 상업사진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패션 사진 촬영으로 작품 영역을 넓혀 미국 의류브랜드 갭, 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인물사진을 촬영해 광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리오(CLI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nnie Leibovitz, Leonardo DiCaprio, Tejon Ranch, Lebec, California, 1997 ⓒ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Courtesy of Vanity Fair.

Annie Leibovitz, Leonardo DiCaprio, Tejon Ranch, Lebec, California, 1997 ⓒ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Courtesy of Vanity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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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보인 애니 레보비츠의 걸작 196점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니콜 키드먼, 브래드 피트, 백악관에서 찍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과 내각인사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영화배우 겸 무용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사진가 리차드 아베돈, 작가 유도라 웰티, 소울메이트였던 '수전 손택'의 마지막과 죽은 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인물 사진 외에 1990년대 초의 사라예보 포위전, 힐러리 클린턴의 미국 상원의원 선거, 9ㆍ11 테러사건의 여파 등 세계적인 역사 현장은 물론 미국 서부, 요르단 사막, 북부 뉴욕 주의 야생 등 자연을 테마로 한 사진들도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등 전 세계 수백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감동시킨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이 아시아 최초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내년 3월4일까지 이어진다.


◇ '점핑위드러브전'=인물사진의 대가인 필립 할스만(1906∼1979년)은 1940∼1960년대 후반까지 세계적 리더들의 점핑샷과 메시지를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 속 인물들은 자기 분야의 최고를 자랑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표정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려는 모습을 통해 혼란스럽고 지쳐 있던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했다.


따라서 필립 할스만의 사진 철학이 담긴 점핑위드러브(Jumping with love)전은 관람객들에게 꿈과 용기, 희망을 나누는 특별한 전시회다. 필립 할스만의 사진은 기존 초상사진 개념을 깬 현대 인물사진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얘들아 튀어! 할스만은 소리쳤다" 20세기 위대한 순간들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통령, 영국왕실의 윈저공, 마르크 샤갈, 오드리 헵번 등 품위와 관습에서 벗어나 내면을 드러내고자 한 유명인의 심리적 초상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위대한 인물들의 점핑샷과 그들의 인생을 통해 깨달은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텔링은 여느 전시회와는 지극히 차별적이다.


필립 할스만은 인물사진속에 남다른 심리적 의미를 담게 된 것은 인물을 촬영하기 전,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촬영시간의 몇 배 이상을 대화에 할애한데서 찾을 수 있다.

작가 필립 할스만 1950.

작가 필립 할스만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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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할스만은 사람의 마음이 열린 다음에야 생동감 있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 심리적 내면을 담은 사진미학을 구사한다. "내면을 위해 나는 디자인(겉모습)을 포기한다"라는 말을 남긴 필립 할스만은 라이프지 표지장식 최다기록을 보유 (101번 등재)하고 있으며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리처드 애버던, 에른스트 하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진가로 꼽힌다. 또한 오늘날 달리와 함께 초현실주의를 만들어간 위대한 아티스트로는 평가받는다.
그레이스 켈리 1955.

그레이스 켈리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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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5개 섹션으로 구분해 섹션 1 'Jumping'에서는 저마다의 표정과 자세로 뛰어 오르는 유명인 200여명이 나열돼 있다.그들은 기존의 아름다움이나 근엄함을 벗고 순수하기까지 할 정도로 내면에 가까운 표정을 보여준다.
섹션 2 'Dreaming'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그 꿈을 통해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주인공들이 꿈을 향해 흘린 땀방울을 느낄 수 있는 섹션이다.


섹션 3 'Love'는 아름다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세 여배우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마를린 먼로의 사랑과 좌절을 담고 있다. 오드리 헵번 사후 20주년 컷(데이비드 시무어 작 포함), 마릴린 먼로 사후 50주기 미공개 컷 (할스만의 서랍 속 비밀을 열다) 등 숨겨져 있던 스토리도 사진을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4섹션 '대한민국도 점핑 !'에서는 김연아 선수, 장미란 선수, 배우 안성기 외 수많은 국내 유명인사들이 전하는 점핑샷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5 섹션에서는 전시관람 후 관람객이 직접 할스만의 점핑 프로젝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사진전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통령, 영국황실의 윈저공, 마르크샤갈, 오드리헵번등 20세기 명사들의 점핑샷 및 심리적 초상을 포함, 200점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는 내년 2월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 '비틀즈 제너레이션 전'=1969년 1월30일 영국 런던 중심가 애플 건물 옥상에서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비틀즈의 그 유명한 '루프탑 콘서트'다. 비틀즈는 이 공연을 끝으로 해체했다. 공연 후 존 레논은 "이로써 우리의 오디션은 멋지게 통과했다"고 외친 것으로 유명하다. 역사적인 현장에는 관객이 고작 일부 스텝과 카메라맨이 전부였다. 역사에 길이 남은 영원한 전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On the rooftop of their Apple headquarters in London’s Savile Row during their last ever performance together on 30 January 1969.
1969년 1월 30일 런던의 새빌 로우의 애플 본사 옥상. 전 멤버가 함께한 마지막 공연"

"On the rooftop of their Apple headquarters in London’s Savile Row during their last ever performance together on 30 January 1969. 1969년 1월 30일 런던의 새빌 로우의 애플 본사 옥상. 전 멤버가 함께한 마지막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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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63빌딩 60층에 자리잡은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은 '비틀스 제너레이션'전을 내년 3월23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으로 불리는 비틀즈의 미국 상륙을 비롯해 활동 초기부터 해체 이후의 모습을 담은 100점으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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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설리번쇼의 리허설 장면. 1964년 9월18일 첫 북미투어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20대 중반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등 멤버들, 1969년 1월30일 영국 런던 새빌로우 애플 본사 옥상에서 전 멤버가 함께 한 마지막 공연 모습까지 총 망라돼 있다. 사진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가 기록한 작품들이다.


1969년 3월20일 이베리아 반도 끝 지브롤터에서 결혼한 존 레논과 7살 연상의 오노 요코가 결혼 증명서를 들고 찍은 사진도 볼 수 있다. 비틀즈 활동 당시의 예술 장르인 팝아트, 옵아트, 미니멀아트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팝아트의 거장 짐 다인과 클래스 올덴버그, 정사각형 연작으로 유명한 옵아트의 선구자 조셉 앨버스, 1970∼80년대 포스트 모더니스트로 유명한 로버트 롱고 등의 작품도 나온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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