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색 황금' 시장 분투…글로벌업체 공세에 자국업체 육성

중국 소비자들이 홍콩 약국에서 외국 분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중국 소비자들이 홍콩 약국에서 외국 분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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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지연진 기자]#1.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일부 약국에서 영유아 분유를 판매하고 있다. 약국 분유 판매는 중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대책의 하나다. 중국 정부는 약국은 관리감독 시스템이 엄격하기 때문에 슈퍼마켓이 아니라 약국에서 분유를 팔면 소비자에게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다고 본다.


#2. 네덜란드 아머스포트에서 어린 딸을 키우는 주부 지니 시아씨는 네덜란드 분유 구매대행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고향인 저장(浙江)성 지아싱(嘉興)에 방문할 때 이웃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몇 통을 사 간 게 시작이 됐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사들인 뉴트릴론 분유를 국제택배회사 UPS를 통해 저장성에 보낸다. 뉴트릴론은 2~3주 지나면 중국에 도착한다. 최근 몇 달 동안 이렇게 부쳐진 뉴트릴론이 600개통이 넘는다.

최근 중국 언론매체 중신망(中新網)이 보도한 사례들이다. 이들 사례는 중국 분유 불신과 중국 정부의 대응,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외국제품 선호 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분유 약국 판매의 효과는 미지수다. 2개월 된 유아를 둔 주부 유 하이오우씨는 중신망에 "약국에서 분유가 판매되고 있지만, 알려진 방침과 달리 제조 책임자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전자 표지가 부착되지 않았더라"고 말했다. 그는 PC 채팅 서비스인 QQ메신저를 통해 만난 주부들과 함께 네덜란드나 일본 분유를 공동구매한다.

중국산 분유를 마음 놓고 먹이기에는 그동안 드러난 중국 분유로 인한 부작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2004년 가짜 분유로 영유아 수십명이 숨지고 머리가 커지는 대두증이 발생했다. 2008년에는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로 6명이 숨졌다. 2010년에는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분유가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부모들은 판매액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 자녀에게 외국 분유를 타서 먹인다. 분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중국 분유시장에서 외국 제품의 점유율은 51.4%에 달했다. 네덜란드의 듀멕스가 16.7%의 점유율로 1위 브랜드 자리를 차지했고, 미국의 미드존슨이 12.1%로 2위에 올랐다. 스위스 네슬레와 미국 에보트는 각각 시장의 7.3%를 가져갔다. 미국 와이어스는 4.3%를 가져갔다.


상황이 이쯤 되자 중국 정부가 외국 분유업체 때리기에 나섰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8월 일본 메이지분유 등 6개 업체가 가격을 담합했다며 1200억원대의 과징금을 물렸다. 메이지분유는 중국 시장에서 철수키로 했다. 반일감정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차에 과징금까지 맞자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마침 뉴질랜드 낙농업체 폰테라가 중국 현지에서 포장한 분유에서 독성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놓치지 않고 해외에서 분유를 들여와 중국에서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분유 신뢰 회복을 위해 중국 정부는 품질을 의약품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분유업체는 우유 채집에서부터 분유 생산과 유통 과정의 제품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2년 안에 자체 브랜드 파워와 국제 경쟁력을 지닌 대형 분유회사 10곳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2015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자국산 분유의 점유율을 70%로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정부의 엄호를 받은 중국 분유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해외 업체와 제휴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성위안(聖元)은 지난달 위잉보스를 인수했다. 또 프랑스에 7억위안을 투자해 연산 10만곘 규모의 분유생산 공장을 세웠고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식품회사 캉스푸(康師傅)는 일본 4대 분유업체 와코도와 함께 분유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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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분유 시장은 연간 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국이 1자녀 정책을 완화하면서 중국 분유 시장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분유업계에서는 두 자녀 출산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2015년부터 분유시장이 매년 10~2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분유는 업계에서 '백색 황금'이라고 불린다. 새로운 성장 기회를 중국에서 찾은 글로벌 분유 업체들과 중국 업체들이 앞으로 벌일 경쟁은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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