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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지속가능한 교통-도로는 누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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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사람들은 언제나 도로가 막히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도로 사용 비용을 내기를 꺼린다. 도로를 공짜로 쓰고 싶어하면서도 빨리 달리고 싶어하는 이중적 태도로 다양한 정책들이 논의도 해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인들은 '빨리 달리게 해주겠다'는 장밋빛 약속만 남발하고, 또 엄청난 재원을 쏟아넣고 있지만 지옥같은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도시로 사람들과 자동차가 서로 경쟁 하듯 몰려든 결과 현재 일본에서는 교통혼잡비용이 연간 120조원을 넘어섰으며 우리나라도 경우도 30조원이 넘었다. 이제 혼잡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경제 발전, 삶의 질 향상의 강력한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지경이다.
다른 측면에서 자동차 이용 확대로 야밤이면 도심이 셔터를 내린 듯 공동화돼 버리는 현상마저 나타난다. 결국 편리한 자동차가 시간과 삶의 가치를 빼앗는 도구로 전락했다. 이에 각 나라의 도시들은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서 자동차 운행을 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책을 운용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도심통행 억제정책이 '로드 프라이싱'이다. 세계 최초로 로드 프라이싱 정책을 채택한 싱가포르의 경우 수송기관의 주력이 자동차로 편재되면서 극심한 교통정체에 시달렸다. 지난 1975년 도심 일부 구간에 로드 프라이싱을 도입한 이후 자동차 보유세 부과, 자동차 등록대수 할당 등 다양한 방안으로 확대해 가는 중이다.

모리카와 다카유키의 저술 '지속가능한 교통-도로는 누구의 것인가'는 자동차로 꽉 막힌 도로를 사람들에게 돌려줄 방법으로 제시한다. 로드 프라이싱 기법을 비롯해 자동차교통 관리기법, 도심 교통 활성화, 지속가능한 도시, 그린시티 등에 대해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현재 도시 교통을 다루는 도로 전문가 및 행정가들은 '언제까지 도로를 공짜로 이용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이 로드 프라이싱을 적극적으로 받이들여야 하며 더불어 살기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부담, 교통문제 해소를 위한 공통의 이해 등이 절실한다고 설파한다.

이에 저자는 도시와 교통의 공생을 위해 요금부과지역을 설정해 지역내에서 이용한 주차요금이나 쇼핑금액에 따라 환급해주는 시스템(PDS)을 제안한다. 이 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IT)과 시민의식 향상이 결합할 때 가능한 방식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전적으로 자동차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에 저자는 "자동차 의존 사회가 결국 지구상의 화석연료를 탕진하고 지구 온난화를 불러오며 도시의 교외 확장 등을 불러와 도시 전체는 물론 시민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자동차 사용을 억제하려는데 모두가 협력할 경우 좀더 멋지고 놀라운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자동차 운행을 조절하고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꼽는다. 자동차 감소로 늘어난 공간에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로 설치하고 녹지를 만들어 시민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통학자라면 다소 염두해봤음직한 의견이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자동차와 사람이 공존하는 환경 선진도시, 즉 그린시티에 대한 전망을 한결 더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T)와 환경·에너지 기술, 도심 교통 관리 시스템, 안심·안전 관리 등을 일체화시켜 도시의 쾌적성과 효용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이어 저자는 인류가 자동차 관리에 실패할 경우 지속가능한 사회가 요원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 도시와 교통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자동차와 공존하면서 보행자가 주인이 되는 도시, 매력과 활기기 넘치는 도시,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이며 새로운 교통전략이 요구된다. 그 실현모델이 어느 것이든 교통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한다는 것은 모든 도시가 지닌 당면한 과제다. <'지속가능한 교통'/모리카와 다카유키 지음/권영인 외 옮김/한울 출간/값 2만3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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