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무문제로 송사 휘말린 교수, 해임은 지나치다"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동료 교수에게 억대 돈을 빌린 뒤 제대로 갚지 않아 송사에 휘말린 교수에 대해 대학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강대 종교학과 등에서 교수로 일해온 천주교 신부 A씨는 2008년 7월부터 1년여에 걸쳐 생활비 명목으로 동료교수에게서 1억5800만원을 빌렸지만 일부 밖에 갚지 않았다. 동료교수가 돈을 갚으라며 강의실로 찾아오자 A씨는 도리어 경찰을 부르겠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일련의 사건으로 A씨는 사기죄로 고소를 당하고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A씨는 2009년 8월 사행성 성임게임사업에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돈을 날리기도 했다.
서강대는 A씨가 사립학교 교원으로서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10월 해임 처분했다.
A씨는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이 지난 때에 징계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서강대는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김병수)는 “A씨가 성직자이자 교수로서 품위에 반하는 행동을 한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금전관계에 관한 문제로 교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민사소송 확정판결에 따라 급여 일부를 압류당해 매월 일정금액을 갚고 있었던 점, 일부 징계 사유의 시효가 지난 점 등을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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