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北서 송환 밀입북자 3명 구속기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생활고 시달리다 자진 밀입북, 남파공작원 제의받기도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최성남)는 국가보안법 위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 혐의로 김모(43), 장모(42), 황모(55)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사업실패나 가정불화에 이은 경제적 곤궁을 겪다 사이버 종북활동에 이어 2011~2012년 북한으로 몰래 넘어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들을 포함 밀입북자 6명과 여성 유해 1구를 판문점을 통해 우리 측에 송환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구속해 조사한 뒤 검찰에 넘겼다.

서울에서 요가원 사업을 하다 5년만에 실패해 막노동판을 전전하던 김씨는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어 본인의 사업이 망했다고 생각하고 2009년께부터 인터넷에 정치체제 등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0년 11월 북한 노동신문이 자신의 글을 인용한 것을 본 뒤 북한이 자신에게 관심과 호의를 가진 것으로 확신하던 터에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나자 북한에 의한 조기 무력통일 가능성, 자진월북시 환대 가능성 등을 기대하며 탈출을 마음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1월 배편으로 중국 단동에 건너간 김씨는 같은 달 말 압록강을 건너 평안북도 의주에 도착했다. 김씨는 북한당국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군 경력과 군사시설 위치를 알려주거나, 북한 체류 중 김일성 일대기 등 100여권의 이적문건을 읽고 김정일 그림에 조의를 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통신회사를 다니던 장씨는 파견 근무 차 중국에 나갔다가 2009년 회사를 그만둔 뒤 중국어를 배우는 도중 북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인터넷 종북 카페 활동을 하다 북한체제에 호감을 갖고 이후 북한의 인터넷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해 선전물들을 열람하면서 북한체제가 세계 어느 국가들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연 우유 대리점마저 당국 규제 등으로 어려워져 2011년 8월 폐업한 장씨는 같은해 11월 북한 접경지역에서 통나무 다리가 놓인 보를 건너 함경북도 온성군에 밀입북했다. 이후 원산 초대소로 옮겨진 장씨는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는 틈틈이 북한 영화·소설에 대한 소감문을 써내거나 직접 베껴적어 보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90년대 후반 이혼과 재혼으로 많은 돈을 쓴 황씨는 지난해 직장에서 명예퇴직할 당시에도 대출빚으로 전재산이 압류당할 처지에 놓여있었고, 앞서 2009년께부터 인터넷을 통해 접한 북한가요·영화, 조선중앙방송 등을 보며 북한 주장에 심취해 북한이 이상적이고 우월한 사회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지난해 중국 단동으로 건너가 입북 방법을 알아보던 중 자신의 충성심을 과시할 목적으로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해 김일성 일가와 북한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글을 써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조선족 중개무역업자 등을 통해 밀입북하려던 황씨는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7월 압록강 하류 관광보트에서 뛰어내려 강을 헤엄쳐 평안북도 의주군에 도착했다. 신의주를 거쳐 원산 초대소로 옮겨간 황씨는 지난달까지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남파공작원 제의를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송환대상 중 유해 살해범으로 지목된 남편 이모씨 등 나머지 3명에 대해 구속기간을 연장하고 보완수사를 마치는 대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