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예산으로 올해 7조3689억원보다 702억원(1.0%) 증가한 7조4391억원을 편성해 11일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산안의 특징은 '곽노현표 교육정책 지우기'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존의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비슷한 성격의 창의경영학교는 평균 4000만원 정도 지원받는데 유독 혁신학교에만 과도하게 지원하면 형평성이 맞지 않고 교육청 예산 측면에서도 상황이 어려워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혁신학교 교사와 관계자들은 문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 지우기가 예산안에 그대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박신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참교육 실장은 "혁신학교 중 오래된 학교는 5년도 안 됐고 지정된 지 1~2년차 밖에 되지 않은 학교들도 많은데 갑자기 예산을 대폭 줄여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최소 4~5년은 지원을 유지하면서 교육적 성과와 의미를 찾아야하는 데 문 교육감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지원을 확 줄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박 실장은 "혁신학교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혁신학교 교사는 "당장 12월부터 예산을 짜는 데 꼭 필요한 교육활동과 교사 연수 등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학생인권조례 관련 예산도 삭감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6억2693만원이던 '학생인권교육 활성화' 항목 내년 예산을 올해 6억2693만원에서 7653만원 감소한 5억5039만원을 책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시의회가 의결한 '학생인권옹호관 운영 조례안' 공포를 거부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예산안에서 문 교육감의 대표 정책 관련 예산은 신설되거나 증액됐다. '중1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연구학교(76개교) 운영'과 '일반고 교육력 제고 프로그램 운영'은 각각 14억원과 18억원의 예산이 신규 편성됐고,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운영' 예산은 올해 11억원에서 내년 20억원으로 증액됐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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