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황금마차를 타고 오찬에 참여하는데 대선 당시 다른 후보(문 의원)는 검찰 조사를 받고 또 다른 한명(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은 당의 해산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검찰은 피의사실을 수사할 것도 아니라면서 서면으로 충분한 것을 범죄 혐의자 다루듯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망신주기, 흠집내기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출두를 계기로 대화록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속내도 읽힌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문 의원의 검찰 출두는 그동안 국기문란으로 악용돼 왔던 대화록 실종 관련 논의를 매듭짓자는 것"이라며 "더 이상 대화록을 이용한 물타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의 검찰 출두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동정 여론을 끌어올리는 한편으로 대화록 실종 논란을 끝내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엿보인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의혹 제기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 등의 주장으로 대여 공세를 펼쳤지만 번번이 대화록 실종 논란에 발목을 잡혀왔다. 대화록 공개를 주장했던 문 의원이 결자해지 측면에서 검찰에 출두한 만큼 더 이상 대화록 폐기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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