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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골목대장 독일이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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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NYT·슈피겔 "독일, 주변국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충고

유럽 골목대장 독일이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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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도·감청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독일 사이의 신경전이 독일의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미 재무부가 "독일의 수출의존 정책이 세계 경제에 폐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하자 독일이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다.

독일의 반박에도 국제사회가 독일에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경제의 힘이 과대평가됐다며 독일은 주변국들의 비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해 1881억유로(약 269조7000억원)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1950년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이로써 독일은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상수지 흑자국 자리를 꿰찼다. 독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폭은 중국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독일이 막대한 흑자를 내는 데 기여한 1등 공신은 주변 유럽국들이다. 지난해 독일의 수출에서 유럽의 비중은 70%에 이른다. 이 가운데 57%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이다.

반면 러시아·리비아·노르웨이 등 자원부국에 대한 독일의 무역수지는 270억유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117억유로)·일본(47억유로)을 비롯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무역수지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독일이 주변국에 의지해 흑자를 키운 반면 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적자는 늘었다. 독일의 실업률이 사상 최저인 5.2%까지 하락한 반면 남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은 20%대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1990년대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한 독일의 경상수지는 유로화 출범 이후 빠르게 흑자로 전환됐다. 유로 가치가 하락하면서 독일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 확산으로 독일 국채에 대한 선호 현상이 심화한 덕에 독일은 재정부담 감소라는 이중 혜택도 누렸다.

2008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독일이 국제사회의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유럽 거품붕괴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독일 자금의 급격한 이탈"이라며 "유로존 불균형 해소가 일부 국가의 고통스러운 긴축정책에만 의존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도 자국 정부의 경제 외형 확장 정책이 유로존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율은 1.5%로 유로존 최하위다. GDP 대비 교육 지출도 유럽연합(EU) 평균에 못 미친다. 그러나 GDP 대비 세금 총액을 뜻하는 조세부담률은 40.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책연구소인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스토미 애니카 밀드너 수석 연구원은 "독일이 정부 지출 확대로 생산을 늘리고 소비 진작에 힘써야 한다"며 "이로써 유로존 경기회복의 혜택이 고루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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