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책임 지지 않아..이코노미스트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나빠"
크루그먼은 지난 20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새 책 '지도와 영토(The Map and the Territory)'에 대한 서평과 관련한 짧은 글을 자신의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란에 남겼다. 크루그먼은 서평을 통해 그린스펀이 이코노미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나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주택시장 거품을 일으켜 2008년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주범 중 한 명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큰 정부 옹호론자인 크루그먼이 시장의 논리에 맡긴 그린스펀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의 해묵은 논쟁이 재연된 셈이다.
크루그먼은 2011년 8월 버지니아주에서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지진이 더 큰 피해를 주었더라면, 더 많은 재정 지출과 그에 따른 경제성장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만큼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크루그먼은 중요한 것은 그린스펀이 FRB 의장일 때나 의장에서 물러 난 후에나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그가 단지 나쁜 이코노미스트였다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인간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그린스펀이 여전히 바깥에 머물러 있다며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최선을 다 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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