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22일부터 내년초까지 '콩고강-중앙아프리카 예술'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심장가면' 등 각기 다른 세가지 주제를 통해 원시적이며 신비롭기까지 한 적도 유역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22일부터 내년초까지 '콩고강-중앙아프리카 예술'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심장가면' 등 각기 다른 세가지 주제를 통해 원시적이며 신비롭기까지 한 적도 유역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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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22∼내년 1월19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 특별전은 아직도 낯설기만한 아프리카 문화를 프랑스의 컬렉션을 통해 바라봐야하는 것인 지 의문을 품게 한다.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를 프랑스로부터 빌려다 전시, 관람해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소 과장된 의견이기는 하나 "차라리 아프리카 현지에서 작품들을 구입해 전시해도 비용이 덜 들 것"이라는 한 미술기획가의 지적도 마냥 흘려듣기 어렵게 한다.

프랑스에는 독창적인 컬렉션을 자랑하는 박물관이 많다. 그 중에서도 케브랑리 박물관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의 유물과 문화재를 담아 놓은 곳으로 유명하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유물들이 아프리카 대륙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할만큼 수많은 세계 문화 유산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그 중의 상당수가 약탈한 유물이다.


따라서 케브랑리 박물관은 프랑스의 문화적 '실체'와 '진실'을 증명해줄 또 다른 공간이기도 하다. 케브랑리의 컬렉션은 문화적 허세, 즉 초현대식 건물에 그들의 시각과 철학으로 인류 유산을 쓸어넣고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에게도 그같은 역사가 있다. 프랑스는 19세기 초∼20세기 중반까지 영국과 더불어 제국주의의 첨병으로 여러 대륙에서 누볐다. 그 결과 광활한 식민지에서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해 보유하고 있다. 1866년 병인년, 불법적인 한국침범 당시 프랑스는 외규장각을 털어 국보급 도서를 약탈하고 건물을 불태웠다. 병인양요 때 약탈된 도서는 총 340여권으로 현재 174종 297권의 책자 등 수많은 국보급 유물을 무단 점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프랑스가 타인의 문화와 유물을 존중해 웅장한 건물과 공간에 예쁘게 모셔뒀다기에는 여전히 납득이 어렵다. 더욱 더 케브랑리 컬렉션은 지금도 "다른 대륙의 정복자"로 군림하는 듯, 우리의 불편함을 가시지 않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랜 인류의 발원지인 '아프리카', 서구 열강의 침탈과 북 아메리카의 노예사냥터였던 땅에 문명이 융성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인류문화의 다양성과 지역성이 왜 존중돼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 전은 프랑스 케브랑리 박물관이 보유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 전은 프랑스 케브랑리 박물관이 보유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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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71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전시품은 모두 프랑스 케브랑리 박물관 소장품으로 유럽인들이 수집한 것이다. 수집된 시기는 19세기기 말∼20세기 초에 집중됐다. 당시 파리는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가면과 조각상들의 유입으로 문화적 충격에 휩싸였다.


기이한 조형성, 신비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이질감, 원시적인 표현기법, 신성스러운 듯 양식화된 묘사는 파리의 젊은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은 아프리카 미술의 파격적인 표현 방식을 작품에 구현했으며 이후 큐비즘 혹은 포비즘이라는 새로운 미학적 근원으로 작용했다. 나아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추상주의에도 영향을 줬다. 따라서 아프리카 미술의 원초적, 주술적 생명력은 현대 미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미술의 토대를 제공했다.


이같이 대륙의 가장 오지라 할 수 있는 중앙아프리카 문화가 인류에 기여했다는 점은 그나마 이번 교류가 주는 불편함을 다소 상쇄시켜준다. 또한 생소하고 낯설다는 편견으로부터 한발짝 물러나 아프리카 정신의 근원을 바라보게 한다.


콩고강은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에서 발원해 적도를 따라 대륙의 심장을 관통하며 작품의 무대를 이룬다. 콩고강 길이는 4700여km로 아프리카에서 나일강 다음으로 길며,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다. 콩고강 유역은 원래 수렵채집 사회였으나 약 3000년 전 서아프리카에 살았던 농경민인 반투족이 대거 이주함에 따라 농경사회로 바뀌었다. 수천 년 동안 콩고강 유역의 반투족들은 물길을 따라 강 주변의 숲과 초원으로 퍼져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를 생성, 공유하며 역사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콩고강 유역의 열대우림과 대초원에서 형성된 중앙아프라키 예술 세계를 ‘심장 모양 가면’, ‘조상 숭배’, ‘여인상’ 등 세 가지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각기 다른 주제는 콩고강 유역의 여러 부족 집단을 관통하는 문화적 연결고리다. 전시 유물에는 '둥근 뿔이 달린 가면', '최상위 계급을 상징하는 가면', 장례식 때 사용된 여성용 가면'으로부터 '코타족의 유골함 수호자상', '테케족 남성상', '루바족 왕을 떠받드는 여인과 걸상', '콩고족의 주술적 조각상', '의례용 도끼' 등이 포함돼 있다.


'심장 모양 가면'은 콩고강 전역에서 확인된다. 주로 나무나 상아 소재로 적도 주변의 열대우림에 거주하는 부족 집단에서 제작됐다. 표현 형식은 지극히 간결하고 단순하다. 심장 모양 가면은 다양한 신들과 정령을 상징한다.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행위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부족 공동체의 통합과 악령 퇴치, 질병 치료와 교육 및 정의 실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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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숭배'는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화 요소다.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은 조상의 신비로운 힘과 권위가 자신들을 보살핀다고 믿어 왔다. 부족 공동체들은 선조의 뼈와 두개골을 유골함에 보관했고 유골함의 맨 위에 조각상을 두었다. 선조상은 흔히 정형화된 모습을 띠며 가족과 부족을 지키는 수호자를 상징한다.

'여인상'은 적도 이남 사바나의 문화에서 여성의 역할을 대변한다. 이 지역에서 여성은 통치자, 사제, 존경 받던 어머니, 명성이 높은 조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적도 이남에 분포된 반투족은 모계 사회를 이뤘다. 여성은 조상과 앞으로 탄생할 세대를 연결하는 은유적인 존재로 표현돼 있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획한 프랑수와 네이(Francois Neyt)의 강연이 내년 1월10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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