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찍고 미국으로 '김' 하나만 믿고 간다
[중기강국 뛰는 리더들]<33>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
불모지 시장 한발 앞서 개척…올 매출 650억 달성할 듯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김이라고 하면 흔히들 중국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죠? 몇년전부턴 동남아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앞서 이곳에 진출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21일 서울시 송파구 본사에서 만난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사진)는 '지금'이라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문화권인 중국ㆍ일본이 아닌 태국ㆍ싱가포르 등의 동남아가 삼해상사의 최대 수출처로 떠오른 것도 시장 선점 덕분이다. 지난해 635억원의 매출 중 50%가 수출에서 나왔는데 그중 30%가 동남아에서 발생했다.
지난 1968년 세워진 삼해상사는 줄곧 '김' 하나만 생산해온 전문업체다. 작은 공장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국내 1위 업체로 발돋움해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간 삼해상사가 생산하는 김의 양은 1억2000톳(1톳ㆍ100장)이 넘는다. 지난 40여년간 만든 김을 한 톳씩 묶어 세우면 20만㎞로 지구를 5바퀴 회전할 수 있는 양이다.
남들보다 앞서 행동하는 김 대표의 경영관이 주효했다. 그는 "국내 김 제조 업체만해도 240개나 되는데 이들과 똑같이 경쟁해선 성공할 수 없다"며 "불모지였던 해외시장을 한발 먼저 개척했던 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업체들이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과 일본에 수출물량을 늘리기 시작할 때 삼해상사는 이 시장의 물량을 오히려 줄이고 동남아 시장 개척에 힘썼다. 주위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우직하게 소신을 밀고 나갔다. 특정지역의 해외수출 비중이 30%를 넘기면 다른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동남아에서는 김을 스낵형태로 즐긴다는 점에 착안해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똠양꿍 맛의 김을 개발했다. 초반에는 인지도가 높은 일본제품에 밀려 고전하기도 했으나 10년이 지난 현재 그 자리를 대체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 대표의 다음 진출 시장은 미국이다. 1990년대부터 진출한 곳으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매장에 납품돼 있는 상태. 경쟁 업체들이 교포중심 영업을 펼치는 것과 달리 김 대표는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에서 김이 다이어트 음식으로 각광받기 시작한데 다른 전략이다. 제품을 개발하고 고급 유통매장에 입점하기 위해 바이어와 협의 중이다.
지난해 일본발 원전사태가 발생하면서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 김 대표는 "한국 제품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해류의 영향으로 일본과 상관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고급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일본제품을 대신해 삼해상사 제품을 납품받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은 창업주의 가르침이다. 창업주 김광중 회장은 옳은 길만 걸으라고 해서 사훈을 정도(正道)로 정했다. 김 대표는 "선대로부터 '물건은 팔되 인격은 팔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가업을 이을 중학생인 아들에게도 정신을 가르쳐 회사를 정직한 백년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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