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운용, 짐싸는데 열달 걸린 까닭
철수 발표후 교보생명 소송에 발목..넉달 더 걸려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떠난다. 지난해 말 한국시장 철수를 발표한지 10개월 만이다. 통상 철수를 발표한 이후 펀드 이관작업 등의 절차를 거치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골드만운용은 교보생명보험의 손해배상 소송 등이 겹치면서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골드만운용의 폐업 신청이 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이미 지난주 골드만운용의 폐업 신청 건을 의결했다.
골드만운용은 지난 2007년 맥쿼리-IMM자산운용 100%를 취득해 한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매년 7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골드만운용은 부진 타개책으로 2008년 100억원에 이어 2009년 150억원 등 4년간 총 네 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골드만운용의 철수에 발목을 잡은 것은 국내 투자자가 아닌 펀드자금을 위탁했던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철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국내에서 집합투자업 자진 폐지시 관련 서류를 금융위에 제출하고 이를 심사ㆍ승인받아야 한다. 이 때 금융감독원이 폐지 적정성 심사를 하는데 철수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있거나 금융시장 안전성을 해쳤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그 과정이 이달 안에 모두 끝남에 따라 순조롭게 철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운용 관계자는 "철수를 발표한지 1년이 다 돼 간다. 그 사이 외부적인 사안들을 마무리하고 사무실, 집기 처리 등 잡무만 남은 상태"라며 "금융위 의결은 정상적으로 마무리 된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운용의 한국 철수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의외로 조용했다. 당시 골드만운용이 운용하는 자산은 5조원이 조금 넘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기관들이 투자하는 일임 사모형이어서 개인 투자자의 타격은 크지 않았다. 또 3000억원대 공모펀드는 하나 UBS자산운용에게 이관작업이 모두 마무리 됐다.
운용업계에서 공식적으로 골드만운용의 철수가 금융위 등에서 의결된 만큼 외국계 운용사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했다.
업황 침체와 더불어 국내 자산운용사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업적 유연성이 외국계 자산운용사 수익성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만큼 향후 의사 결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상품 하나를 출시하려면 국내법과 해외 본사 내부규정을 이중으로 적용받기 때문에 상품 출시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외국운용업계에서 덩치가 가장 큰 골드만운용이 한국서 철수하는 만큼 타 외국 운용사들은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 시스템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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