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처럼" 의욕은 앞섰지만…개발자들 "소프트웨어 비전 미약"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7∼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인 '삼성 개발자 회의'를 앞두고 애를 태우고 있다. 티켓 예약을 시작한 지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티켓 판매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삼성 개발자 회의'의 티켓 판매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000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혁신 경진대회인 '삼성 크리에이트 챌린지'를 개최한 데 이어 팔로알토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개방혁신센터(SOIC)를 열었다.


여기에 더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유료 개발자 회의를 진행하며 애플, 구글에 정면승부를 걸고 나섰다. 행사 규모를 키우고 지금까지 무료로 진행했던 개발자 회의를 유료로 진행한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을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우수 개발자를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개발자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 플랫폼을 망라하는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보안 소프트웨어인 녹스, 모바일, 스마트TV, 챗온 개발툴과 인터페이스에 대한 개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기기에 대한 비전과 개발 방향도 제시한다.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스마트TV, 생활가전 제품과 연동하는 방안 등도 개발자들과 함께 모색할 전망이다.


이 같은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티켓 예약이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감되지 않고 있다. 매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개발자 회의를 진행하는 애플, 구글, MS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 상대인 애플과 구글은 매년 각각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유료 개발자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경우 매년 5000여명의 개발자들을 콘퍼런스에 초대하고 있다.


애플 개발자 회의의 티켓 가격은 약 180만원에 달한다. 구글도 100만원에 가깝다. 두 회사의 개발자 회의는 선착순을 방불케 한다. 5000여장에 달하는 티켓은 예약을 시작하자마자 팔려나간다.


지난 4월 애플 개발자 회의 티켓은 예매를 시작한 지 2분 만에 매진돼 신기록을 세웠다. 구글 역시 50여분만에 5000여장의 티켓이 모두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개발자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구글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1000여명의 개발자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첫 행사다 보니 개발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전자 전 제품에 걸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 중"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애플, 구글, MS 등과 달리 삼성전자가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비전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제공되는 세션도 부족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삼성전자 측 엔지니어의 수도 부족하다 보니 개발자들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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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경우 행사에 1000여명 이상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기술관련 세션을 진행한다. 세션 수도 총 100회 이상 열린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운영체제(OS)와 서비스를 개발자들이 직접 접하고 추가된 새 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국내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이번 삼성 개발자 회의의 구성을 살펴보면 보안, 모바일, 스마트TV, 챗온 등의 서비스가 생태계를 이룬다기보다는 따로 노는 듯 구성돼 있다"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스마트TV 시장 1위라는 회사 전체의 통합 비전을 제시해야 개발자들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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