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꺾기' 적발시 임원도 징계..과태료 대폭 상향
금융당국, 꺾기 근절 나섰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A기업은 최근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월 500만원씩 납입하는 방카슈랑스 가입을 강요받았다. A기업 대표는 "방카슈랑스는 5년간 납입해 10년은 유지해야 손실이 나지 않는 상품"이라며 "차라리 적금 가입을 강요받는 것이 낫겠다"고 하소연했다.
# B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은 B기업 직원들이 적금상품에 단체로 가입하도록 요구했다. 이 기업은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 복지비를 사용, 직원들에게 1만원짜리 통장을 만들어 줬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구속성 영업행위, 일명 '꺾기'를 근절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특히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펀드나 방카슈랑스 가입을 요구하는 신종 꺾기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13일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의 꺾기 행위가 대상자, 금융상품을 확대한 신종 꺾기로 진화되고 있다"며 "특히 은행에서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어 근절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359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23.7%가 최근 2년간 은행으로부터 꺾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은행의 꺾기를 근절하기 위해 우선 금융당국은 꺾기를 규제하는 '1%룰'을 강화키로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은행이 대출실행이 1개월 전후로 판매한 금융상품(예적금,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면 꺾기로 간주해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1%룰이 시행세칙에만 규정되고 있는 만큼, 이를 시행령으로 상향 규정해 제재근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보험이나 펀드의 경우 대출실행일 전후 1개월 이내에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에게 판매할 경우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 대비 1% 미만이라도 꺾기로 간주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대표자나 임직원 등 관계인에 대한 꺾기 규제도 강화한다. 은행이 대출해 준 대상인 중소기업 자체에 대한 꺾기 뿐 아니라, 대표자나 임직원, 임직원의 가족까지 금융상품을 가입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
이병래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꺾기에 대한 테마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상시감시지표를 개발해 꺾기 가능성이 높은 은행에 대해 검사를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 중 전 은행에 대한 꺾기 실태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꺾기가 적발될 경우 기존 직원만 징계받던 것과는 달리, 이제부터는 은행은 물론 임원까지도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5000만원 내에서 부과하던 과태료 역시 꺾기 건수에 따라 과태료를 합산해 금전제재를 강화한다.
꺾기를 근절하기 위해 은행의 성과평가지표(KPI) 역시 개선하며, 꺾기를 당한 금융소비자가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신고반도 활성화 한다.
이병래 국장은 "기존에는 대출거래가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상품을 판매할 경우 높은 KPI를 부여했는데, 이를 조정토록 할 것"이라며 "연 내에 법령과 규정 개정작업을 마무리 해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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