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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조차도 없다, 대형주택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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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억원 이하' 혜택 쏟아지자 큰 평수 소유 하우스푸어·건설사들 불만
전문가들도 "양극화 현상 부추겨 시장 왜곡 불러올 수도" 우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85㎡·6억원 이하' 주택에 집중되면서 대형 주택을 소유한 하우스푸어와 건설사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형과 대형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주택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주택 매매 촉진과 전세자금 지원 등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들을 발표한 후 중소형과 중대형 주택 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문의전화가 증가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는 데 비해 대형주택이나 미분양 주택은 더욱 소외되는 모습이다.
먼저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 취득세가 영구 인하됐지만 실질적인 혜택이 없거나 더 줄어든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시장 반응은 차갑다. 주택 구입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서 취득세를 1% 더 부담하도록 해 수요자 이탈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6억원 이하 주택은 현재 2%인 취득세율을 1%, 6억~9억원 주택은 기존과 같은 2%, 9억원 이상은 4%에서 3%로 바꾸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6억~9억원 주택은 지난 6월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기 전까지 1%의 세율이 적용돼 왔기 때문에 시장에선 오히려 혜택이 축소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과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하우스푸어 소유 주택 중 대다수가 포함된다.

또 정부는 악성으로 꼽히는 민간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세보증금반환 보증'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의 미분양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해 주택수급을 조절하려는 취지이며 건설사 부도로부터 전세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672가구다. 이 중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전체의 39%에 달하는 2만6526가구다. 하지만 이 보증도 최대 3억원의 전세보증금까지만 보장해줄 것으로 보여 장기간 팔리지 않고 있는 대형 미분양에는 해당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4·1대책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은 세제혜택을 제한적으로 적용했다. 특히 기존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올해 말까지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했을 경우로 제한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수도권 대형 미분양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부동산 대책에서 매번 제외시키고 있다"면서 "다양한 혜택을 줘도 매수세를 살리기 힘든데 '85㎡·6억원 이하'라는 틀에 갇혀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 손을 놓고 있으면 대형 아파트를 소유한 하우스푸어뿐 아니라 미분양을 다량 보유한 건설사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거래 정상화가 필요한데 부동산 대책에서 금액과 평형을 기준으로 대상을 축소해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 대책이 중소형으로만 집중되면 향후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정부가 대형 미분양과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규제 완화와 함께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은행 자율에 맡겨 대형까지 자연스럽게 거래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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