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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국정원사건 수사 당시 서울청 지시,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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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공판에서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서울청이 수사팀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진술을 이어갔다.

권 과장은 얼마 전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도 증인 자격으로 나와 혐의를 부인해온 김용판 전 청장의 주장을 뒤엎는 증언을 한 바 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권 과장은 “김 전 청장이 지난해 대선 직전 댓글활동을 한 국정원 직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7년 동안 수사과장으로 있으면서 이런 지시를 받은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권 과장은 또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노트북에 대해 디지털 증거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서울청 수사2계장으로부터 “김씨가 동의하는 정보만 보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수사의 신속성 등을 이유로 들며 김씨가 지정하는 파일만 열람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권 과장은 “피고발인이 임의로 지정하는 정보만 열람하는 것이 정상 수사는 아니지 않느냐. 해당 정보가 사생활 관련인지, 범죄사실 관련인지 여부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수사2계장은 분석관도 아닌데 열람범위, 압수범위를 제한하며 수사에 관여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법정 증언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의 인터넷 활동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서울청은 검색 키워드를 100개에서 4개로 축소해 지정했다. 권 과장은 “이 역시도 수사의 신속성이 이유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대선을 코앞에 둔 지난해 12월16일 “대선 후보 관련 지지·비방 게시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조사 결과 서울청의 수사 방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권 과장은 “분석결과를 보도자료가 나오고 난 뒤에야 확인했다”며 “결과가 공개되고 난 뒤에도 수사팀은 증거분석 자료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 과장 증언에 따르면 서울청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며 “증거분석 자료가 유출되면 국가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결국 권 과장 등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팀은 어렵게 넘겨받은 국정원 직원의 아이디와 닉네임 정보를 통해 구글링 등의 작업으로 수사를 진행했고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권 과장은 “이때 발견된 텍스트파일이 일찍 전달됐다면 김씨 등의 게시글 활동내역은 이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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