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이달 1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최초로 상장시킨 합성 ETF가 연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 특성상 거래량이 장중에 많은 상품이 아니어서 거래는 많지 않았지만 미국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으나 투자 방법을 몰랐던 투자자들이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능성을 발견했는지 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들도 수익 관점에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현빈 한국운용 ETF전략팀장은 "최근 미국 10년 국고채 금리가 약 3% 에 가까워 지는 등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합성ETF가 다소 하락추세에 있다"면서도 "하이일드의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금리상승에 의한 일시적 하락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부동산 여러 지표가 점증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에 의한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거래량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성ETF란 국내운용사들이 운용하기 힘든 해외주식이나 해외부동산, 원자재 등 기초자산을 글로벌 투자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존의 ETF는 운용사들이 직접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합성 ETF는 스와프 거래를 통해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보유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증시에 상장된 원화기 기본인 ETF이다보니 환헤지 없이 해외 기초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고 해외주식과 달리 매매도 간단하다. 국내 개별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환매 주기가 짧은 것도 장점이다.
이런 장점에 주목하면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합성 ETF를 준비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과 해외채권형을 각각 상장할 계획으로 추종 지수에 관해 현재 거래소와 논의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쯤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합성-Barclays US하이일드ETF'와 'TIGER합성-MSCI US리츠ETF'을 상장하기 위해 거래소에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합성ETF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다. 운용사가 글로벌 IB와 스와프 거래를 맺는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가 다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현대증권이, 삼성자산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신증권이 거래 상대방으로 참여한다. 증권사가 얻는 수익은 바로 스와프 거래에서 생기는 마진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합성ETF 도입 초기이다 보니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기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수요가 늘고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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