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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전’ 복원, 마지막 과제는 ‘대신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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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연석 UST 교수, “0.3mm 기준인 규격에 맞춰 한지 수백장 붙여 만들고 흑색화약 조절이 관건”

채연석 교수가 대신기전과 중신기전의 약통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채연석 교수가 대신기전과 중신기전의 약통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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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15세기 조선 세종 때 최고 첨단과학무기였던 ‘신기전’. 신기전은 여진족으로부터 우리 땅을 되찾기 위한 전쟁에 쓰기위해 만들었다.

세종 29년(1447) 겨울에만 3만3000발의 신기전이 쓰일 정도로 조선군의 중요 무기였다. 하지만 채연석(62)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가 1975년에 논문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신기전이란 무기는 잊혀져 있었다.
채 교수는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현대식 방법으로 소, 중신기전을 복원해 화차로 공개발사를 했다. 신기전이 대, 중, 소의 3가지 종류였지만 대신기전은 복원에 실패했다.

20년 뒤인 지난 9일, 대전엑스포 앞 갑천변에서 다시 시연회가 열렸다. 채 교수는 개별 발사대를 이용해 대신기전 3발, 중신기전 20발을 각각 발사하고 이동식 다연장로켓 발사장치인 화차를 통해 중신기전 50발, 소신기전 100발을 준비했다. 신기전이 불을 뿜자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이날 준비한 중신기전과 소신기전은 문제 없이 잘 날아갔다. 하지만 대신기전 3발은 이날도 실패했다. 연료통이 폭발한 것이다.
채 교수는 “2008년에서야 신기전 약통의 구조를 밝혀냈다”며 “2009년 소, 중, 대 신기전과 산화신기전 등 모든 종류의 신기전을 원형대로 복원, 발사에 성공했으나 대신기전의 발사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기전 복원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 중, 소신기전보다 대신기전은 지금의 미사일과 가까웠다. 5.3m의 큰 대나무 앞부분에 길이 70cm, 지름 10cm의 대형 약통이 달렸다. 최대 3kg의 흑색화약을 채웠고 약통의 앞부분엔 ‘발화통’이란 대형 폭탄이 실렸다. 400~500m를 10여초 만에 날아가 적진에서 폭발하도록 만든 무기다.
'국조오례'에 나오는 대신기전 약통의 제작 규격.  길이 2척(尺) 2촌(寸) 2분(分), 원통 두께 5분(分)7리(釐)로 설명하고 있다.

'국조오례'에 나오는 대신기전 약통의 제작 규격. 길이 2척(尺) 2촌(寸) 2분(分), 원통 두께 5분(分)7리(釐)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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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교수는 “규격과 제작자료가 남아있어 복원할 수 있는 로켓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켓이지만 지금 같은 특수재질이 아닌, 약통을 한지로 만들기 때문에 화약의 폭발력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쉽잖다”고 설명했다.

‘국조오례’에 남아 있는 대신기전 약통규격은 길이 2척(尺) 2촌(寸) 2분(分), 원통 두께 5분(分)7리(釐)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1리(釐)는 0.3mm다. 규격에 맞게 한지 수백장을 붙여 만들어야 한다. 채 교수는 “규격에 맞추고 조선시대의 흑색화약과 같은 성질의 화약으로 이를 채워 넣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신기전 제조법은 거의 모두 복원했다. 이제부터는 이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세종과학관’ 또는 ‘세종과학박물관’ 같은 것을 만들어 세종시대 과학기술을 널리 알리는 것을 내 생애 마지막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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