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시대 ‘직류송전기술’, 120년 만에 꽃피우나?

특허청 분석, 초고압 직류송전기술 특허출원 ‘활발’…2003~2007년 5건→2008~2012년(상반기) 44건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120여 년 전 에디슨이 주창했던 직류송전기술이 새로 주목받고 있다. 송전방식 표준화경쟁에서 테슬러의 교류송전방식에 밀린 직류송전기술이 부활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 조짐은 초고압 직류송전기술의 특허출원 증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22일 특허청에 따르면 초고압 직류송전기술의 특허출원이 2003~2007년엔 5건이었으나 최근 5년(2008~2012년 상반기)엔 44건으로 크게 늘었다. 한해평균 180% 는 셈이다. 최근 전력난으로 적은 양의 전기도 아쉬운 가운데 송전손실을 줄이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디슨시대엔 직류송전을 위한 고전압 변환기술이 없어 송전손실을 줄이긴 어려웠으나 지금은 다르다. 반도체기술과 직류, 교류 상호변환기술 발전으로 직류의 고전압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송전손실이 적은 직류송전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특허출원도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태양광발전 등 직류전력의 생산이 는 것도 직류송전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직류송전관련 기술별 특허출원내용은 전체누적출원 49건 중 차단기 및 전력변환기(컨버터, 인버터) 관련기술이 21건(44%)을 차지해 가장 많다. 이어 ▲고전압 직류제어(HVDC) 관련기술 17건(35%) ▲대전력 반도체소자(사이리스터) 제어기술 11건(21%) 등 직류전력의 고전압 변환기술이 뒤를 이었다.

출원인별론 내국인의 경우 한국전력공사(18건), LS산전(6건), 한국전기연구원(3건), 삼성중공업(2건)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스위스 ABB그룹(3건), 독일 지멘스(1건), 프랑스 알스톰(1건) 순으로 국내·외 에너지관련 기업들 경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허청은 이런 출원흐름을 종합해볼 때 교류일변도의 송전기술에 변화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도에서 직류송전이 늘고 해남~제주 사이의 전력전송에 직류송전방식을 쓰는 점 등이 뒷받침해준다.

박형식 특허청 전기심사과장은 “에디슨이 집착했던 직류송전방식이 기술 환경변화로 새로 조명되면서 그 분야의 특허출원도 늘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풍력, 조력, 태양광 등 에너지원의 다양성에 대응해 직류송전방식의 장점을 살리는 기술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