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재판 '막판 열쇠' 쥔 김준홍, 입 열까
재판부, 자발적 기술 요청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막바지에 이른 SK 재판에서 '핵심 증인'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막판 변수가 될 만한 새로운 내용을 밝힐지 주목된다.
9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열린 항소심 13번째 공판에서 재판장은 김 전 대표에게 "이제까지 증인신문에서 묻지 않아 못다 한 말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기술해 법원에 접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판단해 항소심 재판 내내 그에 대한 증인신문을 비중 있게 다뤄왔다. 김 전 대표는 검찰 조사 때부터 서너 차례 진술을 번복해왔고 최근 진행된 재판에서 이전에 거짓 증언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전 대표가 다음 재판 때 실체적 진실을 밝혀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전 대표의 입' 외에 막판 변수로 떠오른 또 다른 증거는 사건 당사자들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및 녹취록이다. SK의 최태원 회장ㆍ최재원 수석부회장,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담당자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김준홍 전 대표 간 대화내용이 남은 재판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 측 변호인은 횡령이 김준홍 전 대표의 단독 범행이며 최 회장 형제는 무죄라고 주장하기 위해 탄핵증거로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오히려 이날 재판에서 이를 유죄 증거로 원용하기로 했다.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내놓은 증거가 거꾸로 최 회장 형제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지난 2일 재판에서 재판장은 "김 전 대표가 최 회장 측과 교묘하게 내통해서 주장을 맞추는 것 같다", "김원홍 전 고문이 상당부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부는 이에 맞춰 꼭두각시처럼 춤이나 추라는 말이냐" 등의 말로 해당 증거의 신빙성에 강한 의구심을 표한 바 있어 이 같은 시각이 향후 재판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다음 재판은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르면 15일에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에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펀드 선지급금 450여억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김준홍 전 대표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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