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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형민 "돌연 중동행? 낯설지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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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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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포항맨' 신형민(27)은 지난해 8월 돌연 중동으로 날아갔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 자지라SC였다. 1974년 창단한 클럽은 2010-11시즌 자국 에티살랏 리그(1부 리그)를 제패한 신흥 강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이 선수단을 운영한다.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알 자지라는 지난 시즌 아시아 쿼터로 신형민을 낙점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안정적인 공수 조율 능력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예상치 못한 중동행은 그렇게 성사됐다.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원 클럽맨'을 꿈꾸던 그가 주장 완장까지 내려놓고 낯선 무대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시즌을 마치고 국내에서 휴식을 보내고 있는 신형민을 지난 3일 경기도 산본에서 만났다.
다음은 신형민과의 일문일답

-모처럼 한국에서 보낸 휴가는 어땠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지인들 만나느라 정신없었다. 말이 통하고 입에 맞는 음식을 먹다보니 확실히 한국이 좋다는 걸 새삼 느낀다.

-UAE에서의 생활은 불편하지 않았나.
언어 문제를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 클럽이 속한 아부다비엔 건설 관계자와 유학생 등 교민들이 많이 산다. 구단에서 숙소를 마련해줘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점도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과 마트도 제법 잘 갖춰진 편이다. 7~9월은 기온이 45도를 넘나들지만 1-2월이면 우리나라 가을 날씨와 비슷해 여행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로 첫 시즌을 치렀다. 성과는 만족스러웠나.
정규리그는 3위로 우승을 놓쳤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감했다.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경고 누적을 제외한 전 경기를 소화했다. 구단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배려를 많이 해준다.

신형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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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리그와 알 자지라 클럽은 국내에서 생소한데.
자국에선 비교적 명문 팀이다. 1부 리그에 속한 14팀 가운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다. 매년 우승컵을 하나씩 들어올렸다. 재정적인 지원은 국내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UAE는 특히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규리그는 물론 각종 컵 대회까지 모두 중계방송을 해준다.

-갑작스런 중동 이적의 배경이 궁금하다.
말 그대로 갑작스런 이적이었다. K리그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있는데 저녁에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알 자지라로 가게 된다고. 이름조차 생소했다. 황선홍 감독님과 선수단, 구단 관계자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서둘러 입단 절차를 진행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사실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은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3월에도 세르히오 파리아스(전 포항 감독) 감독이 있는 광저우 부리(중국)에서 제안이 왔다. 당시 포항에서 요청을 수락했지만 황선홍 감독님의 반대가 있었다. 구단에 꼭 잡아달라는 부탁을 하셨더라. 이적이 확정된 뒤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거듭 표현하셨다. 아쉽지만 한 번쯤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이제는 중동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제법 늘었다. 금전적인 이유로 이적한단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
아무래도 리그의 명성이나 선수들 기량이 한국보다 떨어지니 그런 것 같다. (이적을 결정한 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었다. 중동 축구는 이미 아시아권에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ACL에서도 매년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않나. 자국 선수들은 기술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나 유럽이나 남미 출신 용병들을 끌어 모아 제법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 선수들을 특별히 선호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아시아 쿼터 국가 중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탁월하다는 점. 더불어 훈련과 사생활 면에서도 평가가 긍정적이다. 성실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다보니 그런 것 같다. 지금은 팀을 떠난 골키퍼 코치가 한국말을 할 줄 알아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 예전에 국내 대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배웠다고 하더라. 다시 언어 문제와 씨름하다보니 선수들과 교류하는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웃음).

신형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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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중동 이적 이후 친정팀 포항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FA컵 우승은 물론 올 시즌에도 줄곧 K리그 클래식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데.
사실 좀 걱정스럽다. 군 문제로 다음 시즌을 마치면 국내로 복귀해야 하는데 설 자리가 없을 것 같다(웃음). 현지에서 꾸준히 소식을 접하고 있다. 선수들끼리 잘 뭉쳐 시너지를 내는 걸 보면 뿌듯하다.

-한편으론 우려의 시선이 뒤따른다. 순수 국내파와 유스 팀 출신 위주 선수 구성에 대한 걱정이다.
포항 유소년 팀 출신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프로에 입문해 보탬이 되는 건 긍정적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걱정이 된다. 결국 예산 문제다. 적은 투자로 좋은 성적을 내면 자칫 타 구단까지 영향을 받아 프로축구 시장이 작아질 수 있다. 중견급과 실력 있는 선수들은 자꾸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팬 확보를 위해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내년 국내 복귀 무대는 포항인가.
휴가 기간 동안 구단 사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 오면 다시 받아달라고 했다. 몸값을 낮추면 생각해본다고 하시더라(웃음). 중동에서 아직 한 시즌을 더 뛰어야하기 때문에 거취는 내년 초에나 얘기가 진행될 것 같다. 다만 포항에서 못 이룬 정규리그 우승을 꼭 함께하고 싶다.

-대표팀 발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최강희 감독 시절 소집 명단에 종종 포함됐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플레이가 받쳐주지 않았다. 반성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느낀다.

-당시 대표팀 내 불거졌던 문제들이 최근 외부로 드러나고 있다. 선수단 불화설이 대표적인데.
대표팀은 1년에 몇 차례 짧은 기간 소집된다. 정확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 남들처럼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전부터 알고 지낸 선수들도 있지만 거의 서먹한 관계다. 이전과 문화가 많이 바뀐 것만은 사실이다. 가령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그렇다. 친분 있는 멤버들끼리만 어울리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추세다.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으로 다음 월드컵에 대한 의지가 남다를 것 같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아닐까.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더 미련이 남는다. 원한다고 무조건 기회가 오진 않겠지만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결과를 기다리겠다. 다만 중동 리그에 대한 관심이 적어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눈여겨볼지 걱정이다(웃음).

신형민[사진=정재훈 기자]

신형민[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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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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